故최숙현 동료 “마사지 핑계로 허벅지, 가슴에…”

입력 2020-07-08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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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주장, 팀 닥터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세상을 등진 고(故) 최숙현 선수의 룸메이트가 성추행과 급소까지 주먹으로 맞았다고 폭로하며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경주시청 철인3종팀에서 고 최숙현 선수와 2년여 동안 한방을 썼다는 동료 선수 A씨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고인과 자신이 겪었던 성추행, 폭행 사실을 고발했다.

A씨는 무자격자로 밝혀진 팀닥터가 "치료 목적으로 마사지를 하는 도중에 (손이) 허벅지 안쪽으로 좀 과하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제가 느끼기에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라면 뭉친 근육, 아픈 부분을 마사지 하는 것을 다 아는데 그와 다른 느낌을 받았다며 성추행으로 판단했다.

또 A씨는 "2018년 10월 홍콩 대회를 나갔을 허리 부상이 있었는데 그때 허리 부상을 치료한다며 가슴을 만진 적이 있다"며 "의아하긴 했지만 의견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말을 못 했다"고 했다.

가만 있었던 이유로 A씨는 "(항의하면 팀닥터가) '내가 이렇게 한다는데 네가 왜' 그러거나 아니면 욕을 하거나, '너 이제 나한테 치료 받지 마' 이러는 경우의 수가 되게 많다"라는 점을 들었다.

A씨는 "(또 다른 동료) B선수도 저랑 같이 치료 목적으로 하다가 이제 허벅지 안쪽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그냥 깊숙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A씨는 "팀 닥터가 '미국에 자격증이 있다', '나는 수술을 하고 왔다', '나는 펠프스 선수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며 "처음에는 안 믿었지만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의사 자격증이 있겠구나, 수술하고 교수라고 하니 감독님도 닥터 선생님, 닥터 선생님, 이렇게 부르시니까 당연하게 있는 줄 알고 믿었다"고 했다.



폭행에 대해 A씨는 "거의 3일에 한 번, 이틀에 한 번씩 머리를 뒤통수 때리는 건 기본이었고요. 머리를 때리면 감독은 '나는 헬멧을 때렸다, 너 머리 때린 거 아니다'고 말했다"며 "주먹을 쥐고 가슴을 이렇게 세게 몇 번 때리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이에 진행자가 "물론 남자 선수도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하물며 여자 선수들의, 급소인데, 신체 주요 부위인데 거기를 주먹으로 때렸다고요"라며 깜짝 놀랐다.

이밖에 A씨는 "(감독이 쇠파이프로 때렸다는 말을) 들은 것은 사실이다"고 쇠파이프로 또 다른 동료가 맞았다고 했다.

"매년 그만두려고 했지만 '이번만 참고 다시 한 번 가보자, 잘해 줄 테니까 잘해 보자'며 매번 붙잡았다"고 한 A씨는 "(운동세계 왕따 등을) 감안하고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숙현이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줬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은 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숙현이와) 같이 고소를 하지 못하고 너무 늦게나마 해 준 게 아닌가 해서 너무 미안하고, 거기 위에 가서는 이제 편안하게 힘든 거 다 때려치우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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