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챔프전, ‘한풀이시리즈’ 체크포인트

입력 2017-03-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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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박기원 감독-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흥국생명 박미희 감독-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마침내 ‘2016~2017 NH농협 V리그’가 끝까지 왔다. 최후까지 살아남은 대한항공-현대캐피탈(남자부), 흥국생명-IBK기업은행(여자부)은 이제 정상의 길목에서 외나무 격돌을 기다린다. 여기에 오기까지 흘린 땀과 눈물이 아까워서라도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아직 V리그 우승 경험이 없다. 현대캐피탈도 2006~2007시즌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여자부 흥국생명도 2008~2009시즌 이후 우승과 연이 없었고, 최근 4시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였던 IBK기업은행은 5번째 도전에서 3번째의 별을 유니폼에 새기고 싶어 한다.


● 한선수 vs 문성민, 두 남자 중 한 명은 운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32)와 현대캐피탈 라이트 문성민(31)은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다. 양 팀 전력의 중추이자 팀 리더이기도 하다. 결국 큰 경기는 힘 대 힘의 대결이다. ‘미친 선수’를 기대하기에 앞서, 해줄 선수들이 해줘야 계산이 선다. 한선수, 문성민이 바로 그런 선수들이다.

대한항공은 V리그에서 가장 이상적인 공격 옵션을 보유한 팀이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말했듯 “리그 최고의 외국인선수(가스파리니), 안정적 리시버(정지석), 해결사 능력을 갖춘 레프트(김학민)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이밖에 갈아 낄 가용자원이 풍족하다. 포석은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하겠지만, 코트에서 선수를 활용하는 주체는 한선수다. KOVO(한국배구연맹)가 발간한 미디어가이드북에서 한선수를 ‘대체 불가능한 세터, 그의 손끝이 대한항공을 지탱한다’고 소개한 그대로다. 테크닉과 배짱, 경험을 겸비한 한선수는 공격수를 두루 살려 쓸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는’ 단기전에서 한선수의 ‘자기 확신’이 어떻게 작용할지 미지수다.

센터진을 제외하면, 객관적 스쿼드에서 밀리는 현대캐피탈은 에이스 문성민의 2단공격 성공률이 열쇠다. 공격루트가 다변화된 대한항공에 비해,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점유율이 높다. 최 감독은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에서 레프트(대니, 박주형, 송준호) 공격 비중을 올리는 예상 밖 포석으로 흐름을 장악했는데, 대한항공전에서는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현대캐피탈의 긍정적 시그널은 문성민의 공격 데이터가 한국전력에 비해 대한항공 상대로 좋았다는 점이다.

단기전은 속성상, 분위기 싸움인데 현대캐피탈은 경험에서 우세다.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1차전이 대한항공에 더욱 중요한 이유다.

대한항공 한선수(왼쪽 사진)와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실력과 스타성에 있어 V리그를 대표하는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챔피언 타이틀이 없는 이 두 선수가 정상 길목에서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스포츠동아DB



● 흥국생명의 에너지 vs IBK기업은행의 관록

IBK기업은행은 22일 인삼공사를 잡고,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쌓았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고전(2승1패)하며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바로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돌입한다. 18일부터 계속 ‘하루 쉬고 경기’라는 살인일정이다.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23일 연습보다 체력 회복에 방점을 두는 구상을 밝혔다. 반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던 3월7일 이후 컨디션 조절에 집중한 흥국생명은 충전이 충분하다. 그러나 오래 쉰만큼 실전감각은 불안요소다.

SBS스포츠 장소연 해설위원은 “1차전의 긴장감을 어느 팀이 다스릴지가 변수”라고 예상했다. 장 위원은 “결국 큰 공격 싸움이다. 이를 받쳐줄 수 있는 흥국생명 신연경, IBK기업은행 이고은, 김미연 등이 실수 없이 해주느냐가 키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큰 경기 커리어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우세이지만 흥국생명 베테랑 선수들도 경험이 없지 않다. 체력에 부담이 있는 IBK기업은행은 챔피언결정전이 길어질수록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

흥국생명 이재영-IBK기업은행 김사니(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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