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4부 떨어진 1860뮌헨 명가 자존심 되찾을까

입력 2017-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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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리그로 강등된 1860 뮌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4부리그 개막전 메밍엔전 4-1 대승

“이건 굴욕이다. 앞으로 우리가 더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7월 13일 2017∼2018시즌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지역 레기오날 리가(4부 리그)의 개막식이 열렸다. 그리고 그 곳엔 아마추어리그에는 아주 생소하고 낯선 팀 하나가 개막식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분데스리가 창립 멤버이자 바이에른주 전통의 명가 ‘사자군단’ TSV 1860뮌헨이었다.

2016∼2017시즌 3부 리그 16위에 머문 1860 뮌헨은 4부 리그 3위 얀 레겐스부르크와 승강경기를 치렀다. 2경기 합계 스코어 1-3(1차전 1-1 무·2차전 0-2 패)으로 4부 강등이 결정됐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은 1860뮌헨이 주경기장으로 사용했던 알리안츠 아레나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벤치를 뜯어내 경기장 안으로 던지는 등 폭동사태가 벌어졌다. 장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까지 동원됐다.

설상가상 1860뮌헨에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2011년부터 1860뮌헨에게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하산 이스마익(39)은 돌연 투자를 멈췄다. 게다가 메인스폰서였던 바이리쉐(보험회사)를 비롯한 다른 스폰서들마저 일부 지원을 중단했다. 결국 개막전까지 바이리쉐는 계약연장에 사인하지 않았다. 1860뮌헨은 FC메밍엔과의 1라운드에서 스폰서가 나와 있지 않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1860뮌헨은 2005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마저 나와야만 했다.

1860뮌헨을 지원해주던 FC바이에른 뮌헨도 이번만큼은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던 선수들도 단 4명만이 1860뮌헨에 남았고 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이적했다.

프로구단이었던 팀이 아마추어구단으로 추락하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었다. 축구 구단은 단순한 축구팀을 떠나서 여러 이해관계 속에 얽혀있는 비즈니스 존재로 변모했다. 구단의 가치가 떨어지는 순간 ‘전통의 명가’라는 단어가 무색해졌다. 분데스리가가 등장한 1963년 FC 바이에른 뮌헨을 밀어내고 원년 팀이 되었을 만큼 인기구단이었고, 리그 우승 1회(1966년) 및 DFB(독일축구협회)-포칼 2회 우승의 저력 있는 1860 뮌헨이었다. 그럼에도 과거의 영광은 타성에 젖어들어 미래를 대변하는 가치가 될 수 없었고, 약자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번 시즌 1860뮌헨은 아마추어리그에서 프로리그 진입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1860뮌헨의 새로운 사령탑 다니엘 비에로프카(38)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한걸음이 시작됐다. 우리는 위로 다시 올라갈 것이고, 새롭게 팀을 이끌겠다”고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개막전 FC메밍엔과의 경기에선 4-1의 대승을 거둔 1860뮌헨은 새롭게 이사한 그륀발더 슈타디온에서 오는 21일 바커 부르크하우젠과의 리그 2라운드(홈 개막전) 경기를 치른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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