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윤덕여호, 임무 커진 신태용호

입력 2017-12-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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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왼쪽)-신태용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스포츠동아DB·대한축구협회

윤덕여호가 먼저 고개를 숙였다. 신태용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5일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중국과 3차전에서 1-3으로 패해 이번 대회를 3전 전패로 마감했다. 성적은 최하위인 4위다.

이제 E-1 챔피언십에서 한국이 앞둔 경기는 하나뿐이다. 16일 한일전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16일 도쿄 아지모노토스타디움에서 일본과 대회 우승을 놓고 다툰다.

어깨가 더욱 무겁다. 자매들이 흘린 눈물을 숙명의 라이벌전에서 닦아내야한다. 사실 이번 대회는 우승만큼이나 중요한 과제가 있었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국내파들 사이의 조합을 맞추고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었다. 그런데 결국 사실상의 결승전이 한일전으로 열리게 돼 한국으로선 결과까지 얻어야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긴장감은 팽팽하다. 한국은 12일 북한전을 마친 뒤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한일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역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의 지휘 아래 맞춤 전략을 수립 중이다. 한일전답게 경기장 밖의 관심도 뜨겁다. 경기가 주말인 토요일 저녁(7시 15분)에 열리는 만큼 TV와 인터넷을 통한 높은 시청률이 예상된다.

한국은 대회 2연패를 노린다. 2003년 초대대회 출범 이후 아직 2연패를 이룬 나라가 없다. 지난 2005년 동아시안컵(E-1 챔피언십 전신)에서 1승2무로 어렵게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일본을 잡고 2승1무로 확실하게 방점을 찍는다는 각오다. 무승부를 거두면 일본에 트로피를 내주는 만큼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일본도 새로운 역사를 쓰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역대 대회에서 홈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가 한 차례도 없다. 일본의 경우 2003년과 2010년 E-1 챔피언십을 개최했는데 각각 한국과 중국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제나 그렇듯, 총성 없는 전쟁이 한국과 일본의 축구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바|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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