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1415 “무도 가요제 섭외 온다면? 박명수와 함께 하고파”

입력 2017-04-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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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1415 “무도 가요제 섭외 온다면? 박명수와 함께 하고파”

주류와 비주류, 대중음악과 인디음악. 굳이 구분하면 성공한 인디 음악은 ‘주류에 저항한 작품’이라는 말로 일반화된다. 남성 듀오 1415(주성근, 오지현)가 데뷔와 동시에 인디 음악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런데 1415의 음악을 인디, 비주류로 구분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들어보면 무슨 말인지 느낌이 올 것이다-

“저희는 인디일수도, 대중가수일 수도 있어요. 들어주시는 분들이 판단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자체 제작이 가능한 뮤지션을 인디라고 본다면 저희는 인디 뮤지션일 거예요. 그런 면에서 아직 인디로 분류돼 있고요. 하지만 저희는 주류든 비주류든 어떤 위치든 상관없습니다.” (1415)

“데뷔 앨범을 작업하면서 저희는 다른 음악과 경쟁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었어요. 길거리에서 우리 음악이 들리거나 누군가가 우리 음악을 듣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싶었죠. 들려주고 싶어서 음악을 만들었고 누군가가 듣기만 한다면 좋아요. 오래오래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운받고 저장해서요. (웃음)” (주성근)

“저희 음악을 통해 감정을 소통했으면 해요. 한 분이라도 저희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정말 차트 경쟁 같은 건 잘 모르겠어요.” (오지현)

주성근


1415(일사일오)는 유니버설뮤직의 첫 국내 레이블 온더레코드(ON THE RECORD)에 소속된 남성 듀오로 보컬을 담당하는 87년생 주성근과 기타를 담당하는 94년생 오지현으로 구성됐다. 1415라는 밴드명은 그들이 자작곡을 쓸 때 자주 사용하는 코드인 1도-4도, 1도-5도에서 따왔다.

음악 학원에서 만난 두 남자는 2014년 그룹을 결성한 후 SBS ‘K팝스타4’에 참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방송에 등장하진 못했다. 예선에서 합격했지만 통보 전화를 놓쳐버렸고, 두 사람은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려고 그랬나보다”라고 당시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들의 답변에서 TV출연 의지를 확인한 기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원석을 소개하는 MBC ‘무한도전’ 가요제 이야기를 꺼내봤다. 10cm, 장미여관, 혁오 밴드 등이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출연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죠!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를 거 같을 걸요?” (주성근)

“저희가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에요. 출연을 가정해본 적도 많았죠.”(오지현)

“이전 가요제를 보면서 저희끼리 노래도 한 번 만들어보기도 했고... 저는 보컬 트레이너였다 보니까 보컬 트레이닝을 해보고 싶은 멤버가 있기도 해요. 박명수 님이요. 목소리가 좋으시거든요. 노래도 잘 하시는데... 그 분을 나긋나긋한 보컬리스트로 변신시켜보고 싶은 욕심이 나요.” (주성근)

“형은 보컬 트레이닝계 명의예요. 진짜로요.” (오지현)

오지현


‘K팝스타4’ 출연은 좌절됐지만 결성 후부터 1415는 본격적인 음악 작업을 위해 이태원의 한 집에서 고양이와 강아지를 기르며 함께 살고 있다. 일곱 살 나이차이가 있지만 두 사람은 친형제처럼 척하면 척이다.

“제가 음악 보컬 선생님이었고요. 오지현이 기타를 잘 치는 친구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함께 이것저것 맞춰보다가 곡을 많이 만들게 된 거죠. 이번 타이틀곡 ‘선을 그어 주던가’가 3분 만에 완성된 거예요.” (주성근)

“제가 형에게 같이 살자고 프러포즈 했습니다.” (오지현)

“처음에는 당황했죠. 하하. 숙소 생활을 하면서 만들어 놓은 곡들도 굉장히 많아요. 1집에는 비슷한 계절감, 분위기가 나는 곡들만 담은 건데요. 가을, 겨울쯤에 두 번째 앨범 나올 예정이에요. 또 그 계절에 맞게 구성할 거고요. 1415의 색깔이 더 짙어질 거예요” (주성근)

“1년 치 곡을 다 작업해놨습니다. 가을께 발표한 앨범은 ‘프롬: X’로 자조적인 이야기, 쓰는 이에게 집중되는 내용으로 구성할 생각이죠.” (오지현)

지난 21일 발표한 데뷔 앨범 ‘DEAR : X’는 편지를 보낼 때와 같은 설렘이 느껴지는 앨범으로 사랑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담은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타이틀 곡 ‘선을 그어 주던가’는 이른바 2017년을 대표할 썸송으로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가사와 캐치한 멜로디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곡이다.

“썸 타는 감정이 마냥 행복하진 않더라고요. 설레기도하지만 불안하고 답답하기도 한 느낌. 그러니 제발 선을 그어줘! 라고 말하는 내용이에요.” (주성근)

“형 말로는 제가 연애할 때 잘 퍼주는 스타일이라고 해요. 그래서 그런가? ‘선을 그어 주던가’ 멜로디, 기타 연주를 잘 들어보시면 귀엽고 예쁜데 뭔지 모를 공허함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오지현)

타이틀곡을 포함한 모든 수록곡이 계절에 어울리는 따스한 분위기의 포크 장르로 구성돼 있다. 젊은 뮤지션이 공감하기 힘들 법한 세대의 음악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LP판을 수집하셨어요. 그때는 너무 올드해서 싫었지만 할 수 없이 들었죠.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전부 명반들이었더라고요. 올드팝 장르를 좋아해요. 60년대, 70년대 음악 다 듣죠. 물론 트렌디한 음악도 듣고요.” (주성근)

“저는 JYP밴드 데이식스 원필과 중학생 때부터 친구인데요. 어렸을 때 저희끼리 희귀한 음악을 찾아서 자랑하고 놀았어요.(웃음) 괜히 경쟁하면서... 그 덕분에 올드팝, 포크 장르를 많이 공부할 수 있었죠.” (오지현)


1415는 데뷔 앨범의 스타일링, 사진, 아트워크, 뮤직비디오 등 작업 과정 전반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끼도 많다. 광고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오지현은 “우리 노래로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우리는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공하고 싶냐’고 물어보신다면 당연히 ‘네’라고 대답할 거예요. 그런데 그 성공이 스타가 되고 싶어요는 아닙니다. 저희에게 음악은 전부고, 더 많은 분들이 음악을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성공한거라고 봐요. 데뷔 앨범이지만 저희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더 알리고 공연도 많이 하고, 1415를 소개할 시간을 마련하려고 해요. 앞으로 저희 음악 들어줄 팬분들 정말 너무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저희의 엔도르핀이에요.” (주성근)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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