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김주혁 “‘아르곤’ 시즌2? 글 보고 결정할 것”

입력 2017-10-09 13:00:00

김주혁 “‘아르곤’ 시즌2? 글 보고 결정할 것”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지난달 26일 종영된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극본 전영신 주원규 신하은, 연출 이윤정, 원작 구동회)의 이야기다. ‘아르곤’은 산소가 다른 물질을 산화하지 못하게 막는 안정화된 기체를 이르는 아르곤(Ar)에서 착안한 타이틀이다. 진실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 보호막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팩트 제일주의’ 김백진 역을 맡은 김주혁의 활약은 눈부시다. 진실을 왜곡하지 않으려는 카리스마 앵커 김백진은 곧 김주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예능프로그램 속 ‘구탱이형’ 이미지를 벗고, 대체불가 배우라는 수식어가 걸맞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반응에도 김주혁은 시즌2에 대해서는 ‘냉랭’(?)하다.

“시즌2요? 글쎄요. 아직 생각해본 적 없어요. 사실 ‘글’(대본)이 중요해요. ‘아르곤’을 택한 이유도 글이 좋았어요. 드라마 같지 않고, 과하지 않았어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충격이라는 표현보다는 기존 드라마와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갔죠.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된 작품이에요. 타이밍도 좋았어요. 시즌2 역시 대본을 보고 결정할 것 같아요. 글이 좋으면 언제든 출연합니다. (웃음)”

‘대본의 힘’을 믿는 김주혁이다. 그럼에도 연기할 때만큼은 제 스타일을 추구한다. 까다로운 앵커 캐릭터를 연기하는 과정에도 ‘내려놓음의 미학’을 더하며 ‘김주혁표’ 김백진을 완성했다고.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까’ 연구했어요. 많은 뉴스도 봤지만, 소용없었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내 스타일대로 하자’였어요. 누군가를 따라 해서 될 일도 아니고요. 다행히 이렇게 마음먹고 나니 스트레스도 사라졌어요. 조금 더 편하게 연기한 것 같아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드라마라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점이에요. 보통 앵커는 뉴스를 리딩할 뿐 감정을 전달하지 않잖아요. 그게 실제 앵커와 차이라면 차이에요.”

김주혁은 임기응변도 뛰어난 배우다. 익숙치 않은 대사를 굳이 외우려고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현장감을 살린 연기를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이번 작품은 애드리브가 꽤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8회(마지막회) 신철(박원상 분)에게 술 먹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대사가 외워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맥락만 이해한 채 촬영에 들어갔어요. 다행히 (박)원상이 형이 자신의 대사만 외우는 스타일도 아니고, 제 애드리브를 잘 받아줬어요. 상대방이 귀를 열고 있으니, 애드리브가 되더라고요. 물론 제작진과의 사전 협의도 중요해요. 저의 애드리브를 이해하고 용인해 줄 수 있는 스태프의 자세가 중요한 데 이번 제작진은 그 점에서 최고였어요. 서로 믿고 가는 거죠. 정말 제작진과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아르곤’은 김주혁에게 작품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많은 것을 느낀 시간이다. 그렇기에 다음을 준비하는 그의 자세는 남다르다. 데뷔 20년 차 베테랑 연기자로 불리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향해 ‘채찍’을 들고 있다. 김주혁은 “나 자신에게 관대한 배우가 아니다. 늘 질책하고 고민한다. 다만 힘을 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이고 이해하니까, 내가 리액션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마약 같은 직업이다. 자기가 좋고, 재미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하기 힘들고 억지로 한다고 생각이 들면 곧바로 그만둬야 할 직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단순히 연기 하는 게 좋아 이 ‘업’(배우)을 하고 있다. 상대방과 연기할 때 ‘화음’(호흡)이 극대화될 때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상황이 즐겁고 행복하다. 난 현장이 좋다.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지치지 않는 김주혁의 연기 열정이다. 그렇기에 ‘아르곤’ 이후에도 바쁜 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 ‘독전’, ‘흥부’, ‘창궐’이 줄줄이 2018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안방극장을 넘어 스크린에서 활약할 김주혁의 행보가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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