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블랙’ PD “송승헌·고아라 연기?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입력 2017-12-18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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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PD “송승헌·고아라 연기?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기대가 크면 그에 대한 반감도 큰 법이다. 지난 10일 종영된 OCN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극본 최란 연출 김홍선)이 그랬다. 방영 내내 ‘웰메이드 미스터리물’이라고 평가받았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황급히 마무리된 결말은 2회 연장까지 불사한 작품의 옥에 티로 전락했다. 시작이 절반이라면 나머지 끝은 ‘엔딩’이 좌우한다고 하는데, ‘블랙’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셈. 그리고 모든 비난의 화살은 연출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그럼에도 김홍선 PD에게 ‘블랙’은 특별한 작품이다.

앞서 “로맨스물 연출을 맡고 싶다”던 김홍선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내게 말랑한 이야기를 잘 안주신다. 멜로도 잘 할 수 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내가 멜로보다는 무거운 이야기를 더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행히 ‘블랙’은 코미디와 멜로가 조금씩 녹아 있던 작품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명확했던 작품이다. 그래서 연출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저승사자라는 소재가 자칫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와 비교될 수 있었다. 또 톱스타이지만, 배우로서 자리 잡지 못한 주연배우 송승헌과 고아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는 ‘블랙’이 떠안고 가야 했던 숙제.


이에 대해 김홍선 PD는 “먼저 ‘도깨비’와 비슷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으니 문제없었다. ‘도깨비’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소재에 오는 당연한 오해쯤으로 여겼다”며 “사실 비교나 논란은 제작진 능력 밖의 영역이다. 첫 방송이 되고 시청자들이 ‘블랙’을 알고 나면, 풀릴 오해였다”고 설명했다.

송승헌과 고아라에 대해서는 “두 배우 모두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다. ‘블랙’ 속 캐릭터에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연기란 잘하는 것보다 잘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캐릭터에 잘 맞으면 연기도 잘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두 배우를 캐스팅한 부분에 후회는 없다. 너무 잘해줬다”고 극찬했다.

이런 연출자의 믿음 덕분일까. 송승헌과 고아라에 대한 평가는 ‘블랙’ 방영 이후 달라졌다. 캐릭터에 녹아든 두 배우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인생작을 만났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가을동화’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던 송승헌에게 ‘블랙’은 ‘제2의 인생작’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 이런 김홍선 PD도 흡족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김홍선 PD는 “잘된 작품에는 시즌2에 대한 문의가 있더라. 사실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획물이라는 관점에서 많은 사람의 동의가 필요하다. 시즌제는 그런 관점에서 모든 사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블랙’ 대본을 받고 고민을 할 때, 결정할 때 느낌처럼 ‘사람들한테 이런 일들이 있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블랙’이 단순히 판타지 미스터리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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