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ML꿈 위해 롯데 ‘70억+α’ 거절했다

입력 2017-01-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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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의 최종 결정은 꿈을 향한 도전이었다. 롯데는 4년 총액 최소 70억 원 이상 보장에 계약 기간 조절까지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황재균은 파격적인 제안을 뿌리치고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스포츠동아DB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듯 계약은 사인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프리에이전트(FA) 3루수 황재균(30)이 롯데를 떠났다. 황재균은 롯데의 실질적 최후통첩 시한이었던 15일 ‘결별’을 통보했다. 이제 황재균은 KBO리그 잔류라는 다리를 불사르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명백히 선언한 셈이다.


● 황재균 ‘70억+α’를 거절하기까지

롯데는 내부적으로 황재균의 잔류를 확신하고 있었다. 일단 황재균이 원한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보장된 계약을 제시해줄 미국 구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잠재적 경쟁팀 kt와의 몸값경쟁에서도 승리할 자신이 있었다. 황재균 외에 FA 이대호(35)도 시야에 넣어야 될 롯데였음에도 우선순위는 서 있었다. 현실적 상황에서 황재균 계약이 먼저였다. 도저히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을 롯데는 넣었다. 롯데는 구체적 조건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는데,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4년 총액 최소 70억 원 이상을 보장했다. 80억 원 가까이 이르는 액수로 추정된다. 협상과정에서 롯데는 “원한다면 계약기간을 조절해줄 수 있다. 언제든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파격제안까지 아끼지 않았다. 롯데에서는 “15일까지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 정도면 뿌리치기 어렵다’는 낙관이 깔려있었다.

그러나 고심을 거듭한 황재균은 14일 가족회의를 거쳐 15일 새벽 최종결정을 내렸다. “이 나이가 아니면 다시는 도전 못할 것 같다”는 황재균의 간곡한 마음을 가족들이 수락했다. 결정을 내린 황재균은 “전화로 알려줘도 된다”고 이윤원 단장이 말했지만, 15일 부산까지 와서 만났다. 점심을 먹으며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결심을 전했고, 롯데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 침통한 롯데, 향후 행보는?

롯데는 황재균의 도전에 대해 “존중하겠다”고 입장을 공표했다. 이 단장은 “제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말 미국에 가고 싶은 것이 읽혔다. 제시액을 올린다고 남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황재균의 이탈 소식에 롯데 조원우 감독은 웃기만 했다. 허탈함과 막막함의 표현이었다. 새 외국인선수 앤디 번즈를 3루수로 쓸 지에 대해서는 “캠프에서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황재균이 떠나며 롯데가 현실적으로 보강할 수 있는 핵심전력으로 이대호가 남았다. 그러나 이 단장은 “황재균과 이대호 협상은 원래부터 별개 사안”이라고 밝혔다. 황재균을 놓쳤다고 이대호와 추후 협상이 영향 받을 일은 없음을 시사했다. 롯데는 “이대호와 일본 쪽의 협상을 주시하며 대응하겠다”는 노선이다. 롯데 안팎에서는 “이대호가 극적으로 몸값을 낮추는 결단을 하지 않는 한, 롯데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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