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이어집니다.
권 기자: 어릴 때부터 음악 하는 게 꿈이었어?
박경: 아니. 수학을 좋아했지.
정 기자: 역시 수학영재!
박경: 미국에 유학 갔을 때 학교 수학수업은 너무 쉬워서 흥미를 못 느꼈어. 영어도 잘 못하고 수업 마치고 집에 오면 할 게 없더라고. 당시에 지코가 미니홈피에 랩하는 영상을 올린 걸 봤어. ‘멋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음악을 시작했지.
권 기자: 원래 음악적인 재능이 있었나봐.
박경: 원래 피아노도 배웠고 악기도 몇 가지 다룰 줄 알았어. 교회 성가대도 했었고. 어머니가 옛날에 피아노 선생님이셨거든. 동생은 플루트 전공이야. 우리 집안이 음악과 친숙한가봐. 어떻게 보면 작곡도 수학과 연관이 많아. 지금도 악보는 잘 볼 줄 몰라.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 작곡하는 식이야.
정 기자: 오호. 그렇게 시작했는데 가수가 되고자 한 계기는?
박경: 유학 3년 동안 매일 잠들기 전에 ‘이대로 눈을 뜨면 한국이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 한국 친구들이 그리웠거든. 홈스테이 하는 집에 고양이를 키웠는데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힘들었어. 음식도 입에 안 맞더라고.
정 기자: 정말? 힘들었겠다.
박경: 응. 그러다보니 점점 밥도 안 먹게 되고, 용돈은 또 넉넉지 않다 보니 하루 종일 파이 하나로 버티기도 했어. 그래도 내가 선택해서 간 유학인데 칼을 뽑았으니 뭐라도 해야 하잖아.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 그때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게 음악이었지.
권 기자: 그렇게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은 가수가 됐어. 그 길을 돌아볼 때 스스로 만족해?
박경: 20대 초반에 내가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잘 가고 있는 것 같아. 원래 아이돌 준비생은 아니었지만 아이돌이 되서 행복한 점도 정말 많아. 지코를 보면서 나도 솔로곡 발표를 하고 싶었지만 그 때는 팀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 우선 팀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잘 됐고, 결국 솔로곡도 낼 수 있었어.
정 기자: 그룹과 솔로 활동은 정말 다를 것 같아.
박경: ‘보통연애’를 발표할 때는 굉장히 긴장하고 떨렸어. 그래도 이번에는 부담이 덜해. ‘보통연애’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음악을 좋아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이 많다’하는 확신이 생겼달까.
권 기자: 그럼 솔로가수 박경이 꿈꾸는 앞으로의 계획은.
박경: 싱글 몇 장을 더 내고 미니 앨범을 낸 후에 소극장에서 커플 콘서트를 하고 싶어. 500명 정도 관객을 두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공연하는 거지.
정 기자: 좋은 아이디어네. 그런데 그렇게 음악만 하면서 청춘을 보내면 뮤지션 아닌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박경: 최근에 피오와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 스케줄이 빡빡하다 보니 내가 ‘콘서트 준비부터 너무 힘들어’라고 하소연을 했어. 그러니까 피오가 ‘형. 20대는 다시 오지 않아.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술도 미친 듯이 먹어보고 여행도 해보고 ‘뭔가’를 해야 해’라고 하더라고. 동생이 하는 말이지만 참 성숙하다 생각했어.
권 기자: 그 말을 듣고 각성한 게 있어?
박경: 응. ‘추억을 만들어야 겠다’ 생각했지. 아직 디테일하게 생각해보진 못했지만 우선은 회사에 ‘7월에 휴가를 달라’고 조르고 있어. 친구들과 푸켓에 여행가보고 싶어.
권 기자: 10대로 돌아가 보자. 학창시절은 어땠어? 단체 활동하고 이런 걸 좋아했어?
박경: 응. 학급 회장하고 축구부 주장도 했어. 사람 이끌고 이런 걸 좋아했지.
정 기자: 축구부? 그럼 운동신경 좋겠다.
박경: 어렸을 때는 좋았어. 당시에는 키가 컸거든. 지금 키가 중 2때 키야. 스스로 체구가 작다고 인정하게 된 순간부터 운동을 안 하게 됐어.
권 기자: 그럼 지금은 활동적인 건 안 해?
박경: 응 전혀. 취미보다는 작업실가서 곡 쓰고 술 마시는 걸 좋아하지.
정 기자: 술 좋아하나봐? 주량이 어떻게 되니.
박경: 스케줄이 없으면 매일 먹어. 작업실 갈 때도 맥주를 사가서 먹으면서 작업하곤 해. 주량은 보통 소주 한 병 반이고 컨디션 좋으면 두병까지 마셔. 내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끝을 보면서 달리는 스타일이야.
권 기자: 혹시 특별한 주사가 있어?
박경: 그냥 술의 힘을 빌려서 평소에 못한 말 다 하고 맘에 담아 두었던 거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야. 적은 별로 없는데 성격 상 담아두거나 불편하면 잠을 못자거든.
정 기자: 그런 성격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잖아. ‘성격을 바꿔봐야겠다’고 고민해 본 적은 없어?
박경: 성격은 쉽게 안 바뀐다고 생각해. 멤버들과도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데 먼저 사과를 안 하면 ‘왜 사과 안하지’ 스트레스 받기는 해. 그런데 전형적인 B형이라 나중에라도 사과하면 풀리는 스타일이야. 뒤끝 있는 스타일은 아냐.
권 기자: 멤버 가운데 지코와는 어릴 때부터 친구잖아. 박경에게 지코란 어떤 존재일까.
박경: 고마운 친구지. 날 한국에 오게 해주고 가수가 되도록 이끌어주기도 했고. 조만간 진지한 얘기를 한번 해야 되겠다 싶어. 요새 너무 일적으로만 만나서(웃음).
정 기자: 아, 박경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뇌섹남’이잖아.
박경: 주위에서 누가 물어보면 ‘방송에서 꾸며진 이미지’라고 얘기하지만 ‘뇌섹남’이라고 불러줘서 행복해. 그 이미지를 갖게 된 건 ‘신의 한수’인 것 같아. 그 이미지 덕분에 얻은 게 많아.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라고 할까? ‘문제적 남자’는 나에게 행운의 프로지. 특히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셔. 엄마들 사이에서 아들 똑똑하게 키웠다는 건 자랑거리잖아. 이번에 RCY 홍보대사 된 것도 참 좋아하시더라고.
정 기자: 그러고 보니 아이큐를 공개한 적은 없네.
박경: 아이큐 검사를 해본 적은 없어. 나도 내 아이큐가 궁금해.
권 기자: ‘문제적 남자’ 말고 다른 예능 욕심은 없어?
박경: ‘라디오스타’나 ‘해피투게더’ 같은 거 출연해보고 싶어. 내가 몸 쓰는 걸 잘 못하기 때문에 토크쇼 위주로.
정 기자: 예능감이 있는 편이야?
박경: 분위기 못 타는 편은 아니야. 눈치 빠르고 센스 있다고 생각해.
권 기자: 요새는 ‘연기돌’도 대세잖아. 연기 생각은 없어?
박경: 전혀 없어. 내가 기분이 좋아도 슬픈 노래를 부르면 무대에서 연기해야 하는 거잖아. 항상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
권 기자: 무대에서 연기한다라. 공연을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허탈함이 크겠다.
박경: 맞아. 그런 갭에 허탈함을 느낄 때 술을 찾게 되는 것 같아. 술이 친구가 되지.
박경: 난 ‘팬서비스’라는 말이 너무 싫어. 서비스는 뭔가 돈을 받고 제공을 해주는 느낌이잖아. 그런 마인드는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 ‘왜 나를 사랑해줄까’ 싶으면서도 항상 고마워.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일깨워 주는 게 바로 팬이야.
정 기자: 오~ 감동이다. 팬들도 그런 네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권 기자: 그러게. 오늘 정말 즐거웠어. 우리 세 번째 싱글 나올 때도 만나자.
박경: 응 꼭. 나도 세 번째 만남을 기다릴게. 안녕~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권 기자: 어릴 때부터 음악 하는 게 꿈이었어?
박경: 아니. 수학을 좋아했지.
정 기자: 역시 수학영재!
박경: 미국에 유학 갔을 때 학교 수학수업은 너무 쉬워서 흥미를 못 느꼈어. 영어도 잘 못하고 수업 마치고 집에 오면 할 게 없더라고. 당시에 지코가 미니홈피에 랩하는 영상을 올린 걸 봤어. ‘멋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음악을 시작했지.
권 기자: 원래 음악적인 재능이 있었나봐.
박경: 원래 피아노도 배웠고 악기도 몇 가지 다룰 줄 알았어. 교회 성가대도 했었고. 어머니가 옛날에 피아노 선생님이셨거든. 동생은 플루트 전공이야. 우리 집안이 음악과 친숙한가봐. 어떻게 보면 작곡도 수학과 연관이 많아. 지금도 악보는 잘 볼 줄 몰라.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 작곡하는 식이야.
박경: 유학 3년 동안 매일 잠들기 전에 ‘이대로 눈을 뜨면 한국이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 한국 친구들이 그리웠거든. 홈스테이 하는 집에 고양이를 키웠는데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힘들었어. 음식도 입에 안 맞더라고.
정 기자: 정말? 힘들었겠다.
박경: 응. 그러다보니 점점 밥도 안 먹게 되고, 용돈은 또 넉넉지 않다 보니 하루 종일 파이 하나로 버티기도 했어. 그래도 내가 선택해서 간 유학인데 칼을 뽑았으니 뭐라도 해야 하잖아.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 그때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게 음악이었지.
박경: 20대 초반에 내가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잘 가고 있는 것 같아. 원래 아이돌 준비생은 아니었지만 아이돌이 되서 행복한 점도 정말 많아. 지코를 보면서 나도 솔로곡 발표를 하고 싶었지만 그 때는 팀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 우선 팀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잘 됐고, 결국 솔로곡도 낼 수 있었어.
정 기자: 그룹과 솔로 활동은 정말 다를 것 같아.
박경: ‘보통연애’를 발표할 때는 굉장히 긴장하고 떨렸어. 그래도 이번에는 부담이 덜해. ‘보통연애’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음악을 좋아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이 많다’하는 확신이 생겼달까.
박경: 싱글 몇 장을 더 내고 미니 앨범을 낸 후에 소극장에서 커플 콘서트를 하고 싶어. 500명 정도 관객을 두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공연하는 거지.
정 기자: 좋은 아이디어네. 그런데 그렇게 음악만 하면서 청춘을 보내면 뮤지션 아닌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박경: 최근에 피오와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 스케줄이 빡빡하다 보니 내가 ‘콘서트 준비부터 너무 힘들어’라고 하소연을 했어. 그러니까 피오가 ‘형. 20대는 다시 오지 않아.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술도 미친 듯이 먹어보고 여행도 해보고 ‘뭔가’를 해야 해’라고 하더라고. 동생이 하는 말이지만 참 성숙하다 생각했어.
권 기자: 그 말을 듣고 각성한 게 있어?
박경: 응. ‘추억을 만들어야 겠다’ 생각했지. 아직 디테일하게 생각해보진 못했지만 우선은 회사에 ‘7월에 휴가를 달라’고 조르고 있어. 친구들과 푸켓에 여행가보고 싶어.
박경: 응. 학급 회장하고 축구부 주장도 했어. 사람 이끌고 이런 걸 좋아했지.
정 기자: 축구부? 그럼 운동신경 좋겠다.
박경: 어렸을 때는 좋았어. 당시에는 키가 컸거든. 지금 키가 중 2때 키야. 스스로 체구가 작다고 인정하게 된 순간부터 운동을 안 하게 됐어.
권 기자: 그럼 지금은 활동적인 건 안 해?
박경: 응 전혀. 취미보다는 작업실가서 곡 쓰고 술 마시는 걸 좋아하지.
정 기자: 술 좋아하나봐? 주량이 어떻게 되니.
박경: 스케줄이 없으면 매일 먹어. 작업실 갈 때도 맥주를 사가서 먹으면서 작업하곤 해. 주량은 보통 소주 한 병 반이고 컨디션 좋으면 두병까지 마셔. 내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끝을 보면서 달리는 스타일이야.
박경: 그냥 술의 힘을 빌려서 평소에 못한 말 다 하고 맘에 담아 두었던 거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야. 적은 별로 없는데 성격 상 담아두거나 불편하면 잠을 못자거든.
정 기자: 그런 성격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잖아. ‘성격을 바꿔봐야겠다’고 고민해 본 적은 없어?
박경: 성격은 쉽게 안 바뀐다고 생각해. 멤버들과도 상대방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데 먼저 사과를 안 하면 ‘왜 사과 안하지’ 스트레스 받기는 해. 그런데 전형적인 B형이라 나중에라도 사과하면 풀리는 스타일이야. 뒤끝 있는 스타일은 아냐.
권 기자: 멤버 가운데 지코와는 어릴 때부터 친구잖아. 박경에게 지코란 어떤 존재일까.
박경: 고마운 친구지. 날 한국에 오게 해주고 가수가 되도록 이끌어주기도 했고. 조만간 진지한 얘기를 한번 해야 되겠다 싶어. 요새 너무 일적으로만 만나서(웃음).
박경: 주위에서 누가 물어보면 ‘방송에서 꾸며진 이미지’라고 얘기하지만 ‘뇌섹남’이라고 불러줘서 행복해. 그 이미지를 갖게 된 건 ‘신의 한수’인 것 같아. 그 이미지 덕분에 얻은 게 많아.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라고 할까? ‘문제적 남자’는 나에게 행운의 프로지. 특히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셔. 엄마들 사이에서 아들 똑똑하게 키웠다는 건 자랑거리잖아. 이번에 RCY 홍보대사 된 것도 참 좋아하시더라고.
정 기자: 그러고 보니 아이큐를 공개한 적은 없네.
박경: 아이큐 검사를 해본 적은 없어. 나도 내 아이큐가 궁금해.
권 기자: ‘문제적 남자’ 말고 다른 예능 욕심은 없어?
박경: ‘라디오스타’나 ‘해피투게더’ 같은 거 출연해보고 싶어. 내가 몸 쓰는 걸 잘 못하기 때문에 토크쇼 위주로.
정 기자: 예능감이 있는 편이야?
박경: 분위기 못 타는 편은 아니야. 눈치 빠르고 센스 있다고 생각해.
박경: 전혀 없어. 내가 기분이 좋아도 슬픈 노래를 부르면 무대에서 연기해야 하는 거잖아. 항상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
권 기자: 무대에서 연기한다라. 공연을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허탈함이 크겠다.
박경: 맞아. 그런 갭에 허탈함을 느낄 때 술을 찾게 되는 것 같아. 술이 친구가 되지.
박경: 난 ‘팬서비스’라는 말이 너무 싫어. 서비스는 뭔가 돈을 받고 제공을 해주는 느낌이잖아. 그런 마인드는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 ‘왜 나를 사랑해줄까’ 싶으면서도 항상 고마워.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일깨워 주는 게 바로 팬이야.
정 기자: 오~ 감동이다. 팬들도 그런 네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권 기자: 그러게. 오늘 정말 즐거웠어. 우리 세 번째 싱글 나올 때도 만나자.
박경: 응 꼭. 나도 세 번째 만남을 기다릴게. 안녕~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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