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특별했던 사상 첫 은퇴식 콜라보레이션

입력 2016-09-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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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통산 2100안타로 KBO리그 역대 2위에 올라 있는 ‘스나이퍼’ 장성호(현 KBSN 해설위원)가 공식적으로 이별식을 했다. 1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은퇴식에는 첫 번째 팀인 KIA(전신 해태)와 마지막 팀인 kt가 함께 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KIA 주장 이범호, 김기태 감독, 허영택 단장, 장성호, 장성호 아내 진선미씨, kt 조범현 감독, 김진훈 단장, 주장 박경수(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BO리그 팀들은 오랜 시간 팀에서 함께한 선수라고 하더라도 마지막 순간 다른 팀에서 은퇴하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다르다. 그레그 매덕스는 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마지막 소속팀은 LA 다저스였다. 그러나 전성기를 함께한 애틀랜타는 성대한 은퇴식을 열고 영구결번의 영광도 선물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영구결번에 인색한 시카고 컵스도 구단 역사상 5번째 영구결번 주인공으로 매덕스를 선택했다. 매덕스가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355승 중 133승을 컵스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것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었다.

11일 KBO리그에서 의미 있는 은퇴식이 열렸다. 사상 처음으로 2개 구단이 힘을 합친 은퇴식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장성호 KBSN 위원은 자신의 첫 번째 팀 KIA(전신 해태로 프로입단)와 마지막 유니폼 kt 팬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영광의 눈물을 흘렸다.

kt와 KIA는 은퇴식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조했다. kt는 홈 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은퇴식이지만 과감하게 KIA팬 30명을 그라운드로 초청했다. kt팬 30명과 KIA팬 30명은 그라운드에서 장 위원과 손뼉을 마주치는 특별한 세리머니를 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루와 3루 관중석에는 각각 장 위원의 현역시절 등번호 1번이 새겨진 초대형 유니폼 2개가 펼쳐졌다. 1루는 kt, 3루는 KIA 유니폼이었다. KIA 구단은 붉은 색 대형 유니폼 제작비용을 부담하며 2차례 팀 우승과 전성기를 함께한 장 위원의 은퇴에 의미를 더했다.

이례적으로 은퇴식에는 양 구단 단장이 각각 유니폼 액자 선물을 했다. kt는 은퇴 기념 영상도 KIA시절 분량이 더 많은 내용으로 편집하기도 했다.

장 위원은 “프로선수로 데뷔한 타이거즈와 마지막 팀 kt, 두 팀 팬 앞에서 은퇴식을 열어 무한한 영광이다. 조범현, 김기태 양 팀 감독에게 큰 감사인사를 하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는 스무 살 철부지에게 기회를 준 김응룡 감독,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타격 폼을 만들어준 김성한 감독, 어려운 시기 힘이 되어준 한대화 감독에게 특별한 감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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