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선 칸의 이름값 못했지만, ‘부활할 결심’한 ‘헤어질 결심’

입력 2022-07-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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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헤어질 결심’이 반복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CJ ENM

“영화의 가치는 단지 흥행에만 있지 않다”

평점·재관람율 높았지만 130만명대 흥행 그쳐
촬영지 순례·각본집 불티 등 후폭풍 더 거세
탕웨이·박해일 주연 영화 ‘헤어질 결심’이 재관람을 포함한 반복관람 열기 속에 두터운 팬덤을 구축해가고 있다. 6월 29일 개봉해 19일 현재 전국 누적 132만 관객을 불러 모아 다소 아쉬운 흥행 분위기 속에 여름시즌 극장가 장악을 노리는 블록버스터물들의 물량 공세에 맞닥뜨렸지만, 작품적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주는 팬심은 흔들리지 않는 형국이다.


●보고 또 보고…‘메소드 관객’까지

20일 CJ CGV의 데이터전략팀에 따르면 ‘헤어질 결심’은 4.7%의 재관람률을 기록하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6.1%)에 이어 올해 개봉작 중 2위이다. 재관람은 물론 반복관람을 뜻하는 ‘N차 관람’ 열기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선 15번이나 영화를 관람한 누리꾼의 티켓 인증샷이 화제를 모았다. 최근 극장을 찾은 탕웨이는 13차례나 영화를 본 관객과 뜨겁게 포옹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메소드 관객’이라는 유행어도 등장했다. 영화 촬영지를 찾아가 인증샷을 찍고, 영화 속 인물들처럼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다양한 SNS에는 전남 순천 송광사, 강원 속초의 영랑호 범바위, 충남 태안의 마검포 해수욕장 등 영화 촬영지 인증샷이 넘쳐난다. 극중 박해일과 탕웨이가 초밥 먹는 장면에 등장한 부산 해운대의 한 일식집도 명소로 떠올랐다. 두 캐릭터처럼 일부 관객은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실제로 초밥을 먹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초밥에 위스키, 각본집도 베스트셀러로

이 같은 열기는 영화와 관련한 일부 상품의 판매고도 높여놓았다. 극중 주요 소품으로 등장한 싱글몰트 위스키인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쏘 쉐리’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7% 이상 늘어났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커진 영향이기도 하지만 카발란 수입사 골든블루는 ‘헤어질 결심’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연출자 박찬욱 감독이 즐겨 마시는 위스키라는 사실이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또 예약판매를 시작한 ‘헤어질 결심’의 각본집도 이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8월 5일 출간되는 각본집은 18일 예약판매를 시작하자마자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대형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예스24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6000부 이상이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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