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이야기]맨유엔50년전‘위대한전설’이있다

입력 2008-02-06 10: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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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왜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팀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스, 라이언 긱스 때문이 아니다. 맨체스터는 그보다 훨씬 더 멋진 팀이다. 1958년 2월 6일 독일 뮌헨 공항에서 폭발한 ‘버스비의 베이비’ 팀이기 때문이다. 요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가 ‘퍼기의 아이들’이라면 당시 맷 버스비 감독의 맨체스터는 ‘버스비의 베이비’라고 한다. 당시 폭발사고에서 살아남은 버스비 경과 보비 찰턴 경 등이 팀을 재건했다. 외유내강의 버스비 경은 맨체스터의 팬층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버스비의 베이비’는 공격축구로 팬을 사로잡았다. 사실 버스비 경과 찰턴 경, 그리고 맨체스터의 과거 선수들은 현재와 전혀 다른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50년 전의 위대한 전설은 간직해야 한다. 아주 훌륭한 선수들이 전성기도 되기 전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21세의 덩컨 에드워즈는 당대 최고 선수였다. 에드워즈는 당시 사망한 8명의 선수 중 한 명. 비행기에 탄 44명 중 23명이 사망했다. 뮌헨 비행기 참사는 1963년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이나 2001년 9·11테러와 같이 세상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그런데 왜 뮌헨 참사가 1949년 토리노 FC의 비행기가 추락해 18명의 선수를 잃은 것이나 1989년 수리남 대표팀, 1993년 잠비아 대표팀이 몰살한 사건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일까. 맨체스터가 축구의 종주국 영국 소속이기 때문일까. 그것은 아니다. 아마도 1958년의 섬뜩함 때문이리라. 사고 현장의 시체와 죽어 가는 선수들에 대한 참혹한 흑백 이미지는 충격적이었다. 오늘날에는 사고 뒤 상영됐던 거칠고 충격적인 뉴스 스토리를 유튜브로 볼 수 있다. 존 로버츠란 작가는 ‘결코 죽지 않는 팀-버스비 베이비 스토리’란 책을 썼다. 찰턴과 빌 폴키스, 해리 그레그, 케니 모건스, 앨버트 시캔런 등 생존자 5명은 50주년을 맞아 함께 자리를 할 예정이다. 일부 사람에게 뮌헨 참사는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버스비 경은 두 번이나 산소 텐트에서 사투를 벌였다. 무의식 상태로 누워 있을 때 그의 부인만이 답했다. 버스비 경은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래서 나는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못했다. 그저 고개만 좌우로 흔들었다. ‘죽었어요…죽었어요’”라고 회고했다. 버스비 경은 수석코치 지미 머피와 팀을 재건했지만 1994년 죄의식 속에 세상을 떴다. 애석하게도 버스비 베이비의 상징인 에드워즈는 사고 뒤 15일간의 사투를 이기지 못했다. 에드워즈의 절친한 친구 찰턴 경은 “나에게 유일하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선수가 에드워즈였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아니 버스비의 베이비가 생존했다면 얼마나 대단했을까.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전설’이기에 안타깝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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