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부부가사는법]최수종-하희라‘뮤지컬에빠진아내,밥상차리는남편’

입력 2008-03-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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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하희라 부부를 만나기 전 ‘설마 방송에서 보이는 그대로겠어?’하는 생각으로 20일 인터뷰 장소인 충무아트홀로 향했다. 인터뷰 전 간단한 사진 촬영부터 시작했다. 뒷배경이 좋은 장소를 바꾸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남편은 아내를 꼼꼼히 챙겼다. 짧은 거리라도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는 듯 두툼한 카디건을 어깨에 덮어준다. 그때 생각했다. “보이는 그대로구나.” ‘과연 두 사람이 떨어져 살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이 부부는 너무나 많이 닮아 있었다. 서로를 하늘이 내려준 은혜라고 칭하는 이 부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 최수종 “아내 깰까봐 아침엔 까치발 들고 일해요” 뮤지컬 연습에 한창인 하희라를 위해 최수종이 응원차 연습실을 방문했다. 손에는 케이크까지 들고 있었다. 하희라의 뒷걸음을 종종 따라다니며 챙기는 것에 익숙한 모습이다. 집에서도 연습에 정신없는 아내를 위해 집안 일을 도맡아 한다고 한다. 최수종은 최근 2년간 드라마를 촬영하며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미안한 마음이 커 더욱 열심이다. “지방 촬영 때문에 몇 주씩 집에 못들어갈 때 가장 미안했어요. 그때 묵묵히 도와준 아내가 더욱 고마운 거죠. 이젠 아내가 편하게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도울 겁니다.” 아침엔 하희라가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게 숨을 죽이고 집안일을 한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아내가 깨지 않을까 까치발까지 들고 다닌다고 한다. “남편으로 아내에게 해주는 일이 뭐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남편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설명했다. “남편은 영어로 ‘허즈번드’(husband)죠. 하우스(house)와 밴드(band)의 합성어예요. 남편은 집안에 있는 사람을 끈으로 엮어 보살피고 아우르는 사람인 거죠.” 최수종은 가족을 끈으로 묶는 일은 대화밖에 없다고 한다. 결혼 15년차인 이 부부는 한번도 큰소리 내서 싸운 적이 없다. “나는 부부들이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 대화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대화로 풀면 안 되는 문제가 없다. 한 번도 싸우지 않았던 이유는 모두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설사 아내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아, 내가 그렇게 만들어서 화를 내게 만들었구나’ 하고 되레 반성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하희라는 “사소하게 말다툼한 경우가 왜 없지 않았겠어요. 하지만 서운한 점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푸는 성격이라 오래가지 못하는 거죠. 말로 못하면 ‘잘못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요”라고 남편의 말을 거들었다. 최수종도 말로는 못하는 것도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면 정말 좋다며 닭살 문자를 보여줬다. “모든 영광을 당신께 보냅니다. 당신은 신이 내린 나의 평생 반려자요. 사랑합니다.” ● 하희라 “결혼 15년차…아직도 손잡고 다녀요”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하희라. 쉬었던 틈이 컸던 터라 관객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하며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다. 혹독한 연습 때문일까 얼굴의 볼살이 하나도 없다. 몸이 고되 살이 자꾸 빠진단다. “살이 빠지다 보니 코가 더 오똑해 보여 성형의혹도 받았다”며 웃는다. 하희라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신경 쓰이는듯 “성형의혹을 포함해 얼마나 많은 루머가 있냐”고 물었다. “최수종 씨에게 맞고 산다는 소문을 들은지 몇 년 됐어요. 처음엔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나왔어요. ‘우리 부부만 아니면 됐지’하는 생각에 가만히 있었어요. 그랬더니 소문이 소문을 키우고 오히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어?’하는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조금만 부딪혀도 멍이 잘 드는 편이라 크고 작은 멍을 온몸에 달고 사는데, 그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했다. 최수종이 때리고 미안한 마음에 이벤트를 열어준다고. 외출 할 때 꼭 손을 잡고 다니니까 “유별나다”고 하고, 어쩌다 손을 잡지 않으면 “저 부부 싸웠다”고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런 시선과 소문들을 의연히 견딜 수 있는 것. 바로 언제나 옆에 든든히 있는 남편 최수종 덕분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 “부전자전… 아이들도 아빠 닮아 이벤트 대장” ▲ 이 부부에게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하희라가 주저없이 답한다. “두 아이가 태어났을 때요.” 결혼 후 세번의 유산을 경험한 하희라는 태어난 아이를 보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특히 큰 아이는 태어나고 백일이 될 때까지 엄마 품안에서만 잠이 들었다고 한다.다른 사람이 안아주면 울고 보챘다. 어느 날은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울지도 보채지도 않고. 하희라는 그 순간 눈물을 줄줄 흘렸다. 하희라는 남편이 한동안 촬영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었는데 이젠 자신이 바빠져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최수종은 ‘대조영’에 출연할 당시 쉬는 날이면 집에서 대본 연습, 역사 공부를 했다. 책상에 앉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자연스레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했다. 최수종은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나더라고요.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부모가 먼저 보여주는 모습이 중요한 거죠”라고 말했다. 덕분에 아이들 성적도 부쩍 늘었다. 큰 아이는 수학을 백점 받았다고 자랑까지 했다. 또 ‘이벤트의 왕’ 아빠를 닮아서 그런가. 두 아이 모두 이벤트를 좋아한다고 한다. “하루는 초대장을 보내 자기네 방으로 부르는 거예요. 방에 갔더니 불을 다 꺼놓고 매직 쇼를 하더라구요. 얼마나 웃었던지…. 그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 작은 행복. 작은 데서 행복해지세요. 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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