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본진초토화…과감한승부수역전

입력 2008-03-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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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전기리그 8주차] 이윤열(테란) VS 박태민(저그) “저건 이미 진 거나 다름없어요. 저 상태에선 가망이 없습니다!” 보통 경기를 하다 보면 캐스터들이나 팬들 모두 승부가 났다고 판단할 때가 있다. 하지만 모두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경기에 임하는 프로게이머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 후배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어려운 역경을 딛고 팀을 승리로 이끌어낸 경기를 소개해보겠다. 때는 지난해 치러졌던 프로리그 전기리그. 내가 속한 위메이드와 SK텔레콤이 에이스 결정전까지 간 경기였다. 팀의 승패가 이 경기에 걸려있기에 많은 부담감과 책임을 어깨에 짊어지고 출전하게 됐다. 나는 초반에 원 배럭 더블 커맨드라는 확장 위주의 전략을 폈다. 상대 박태민이 ‘운영의 마법사’라고 불릴 만큼 중후반 경기 운영이 뛰어났기에 후반을 도모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태민은 9드론이라는 공격적인 빌드를 선택했고, 6기의 저글링으로 공격을 감행해 나의 본진을 초토화 시켰다. 두 개의 서플라이가 깨지고 다수의 SCV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긴급히 공격 유닛인 마린을 뽑아 막아냈지만 절망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고, 경기장 밖에서 이미 SK텔레콤이 승리한 것 같은 분위기가 풍겨왔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더욱 생산과 컨트롤에 집중했다. 우위를 차지한 상대 박태민이 확장을 시도할 것이라 판단해 남은 힘을 쥐어짜내 병력을 모았고, 메딕을 모으지 않고 한 타이밍 빨리 마린들을 돌진시켰다. 소수의 병력이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이었기에 내 공격은 박태민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만약 박태민이 확장을 선택하지 않고 계속해서 병력을 생산했다면 나는 꼼짝없이 지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박태민은 확장을 시도해 병력이 충분치 않았고, 오히려 내가 그 빈틈을 파고들어 박태민의 멀티를 파괴하며 멋진 역전승을 연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전은 마지막까지 승리의 가능성을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것과 짧은 시간에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것이 결실을 맺은 좋은 예라고 하겠다. 이 윤 열 위메이드 폭스 소속 프로게이머 프로게이머 ‘4대 천왕’으로 불리고 있다 온게임넷 최초로 골든마우스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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