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홍길동…‘유쾌’,‘상쾌’,‘통쾌’번쩍번쩍상상력

입력 2008-03-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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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상에나 홍길동은 있다.” KBS 2TV 수목 드라마 '쾌도 홍길동'의 극본을 쓴 홍정은(35)·홍미란(32) 작가(이하 홍 자매)는 가장 하고 싶었던 얘기를 이 마지막 대사에 담았다. 세상을 구원할 단 한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수많은 홍길동들. 홍 자매는 이 점이 바로 스파이더맨과 홍길동의 가장 큰 차이고 설명했다. 밤새 활빈당 식구들과 술자리를 가져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우리 길동이’ 얘기를 할 때마다 눈빛이 반짝이는 홍 자매를 만나 ‘쾌도 홍길동’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다.》 ○남대문 앞에 선 홍길동을 보여주고 싶었다 ‘쾌도 홍길동’의 엔딩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것은 바로 홍길동(강지환)이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것. 홍 자매가 당초 생각했던 장소는 바로 남대문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상징이자 현대의 도시적인 느낌이 묻어날 수 있는 곳은 남대문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남대문이 화재로 타버렸다. 홍 자매는 “우리 둘 다 멍한 표정으로 TV를 통해 남대문이 불타는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눈물을 머금고 엔딩 장소를 남대문에서 서울의 빌딩숲으로 바꿔야 했다. ○이녹은 사실 홍정은 작가 친구의 아들 이름 유이녹(성유리)이라는 이름의 탄생 배경을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홍정은 작가는 “이녹이라는 이름은 사실 제 친구 아들 이름이에요. 미국에 사는 친구인데 그 친구는 이녹보다 창휘에게 반했다고 난리죠”라며 웃었다. 드라마를 이끌었던 또 다른 주역인 광휘(조희봉)의 이름은 광해군에서, 창휘(장근석)의 이름은 영창대군에서 따왔다. 홍 자매는 단지 이름과 설정만을 빌려왔을 뿐 드라마와 역사적 사실과는 아무 관계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홍 자매 만의 스타일을 계속 가져갈 것 신랄한 현실 풍자와 패러디, 시대를 가늠할 수 없는 패션과 소품 등 ‘쾌도 홍길동’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특히 풍자와 패러디를 통해 보여지는 유쾌한 난장과 놀이의 정신은 ‘마이걸’ ‘쾌걸 춘향’ ‘환상의 커플’ 등 홍자매가 극본을 쓴 작품 전체에 스며있다. 홍 자매는 “코미디에서 패러디는 웃음을 가장 편하고 쉽게 줄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홍 자매만의 색깔과 스타일이 살아있는 작품을 쓸 것”이라고 했다.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을 묻자 돌아온 대답은 “16부작만 쓰다가 처음 24부작 드라마를 써 지금은 거의 탈진 상태”라며 “다음 작품은 꼭 따듯한 계절에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짜이요!”와 함께. 허남훈기자 noi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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