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유럽파원정길‘컨디션’도챙겨라

입력 2008-03-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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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스트라이커부재여전…다양한공격전술·창조적플레이도관건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국가대표팀이 북한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조직력 실종과 전술 부재, 해외파의 컨디션 난조로 승점 3점을 얻는데 실패한 한국은 이번 남북전을 계기로 한 단계 성숙되고 창의적인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SD 축구팀은 박문성 SBS해설위원과 함께 한국대표팀을 긴급 진단, 문제점 및 개선 방안을 찾아봤다. ○ 유럽파의 컨디션 조절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김두현 등 프리미어리거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과 8시간의 시차, 그리고 경기 3일 전후 팀 합류라는 조건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힘겹게 했다. 소속 클럽 주전 경쟁에서 밀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점이 없지 않으나 이동시간과 시차 등 물리적인 악조건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특정 선수는 시차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우리 선수들의 경우 잦은 이동으로 어느 정도 시차 변화 등에 적응이 됐다고 해도 이틀이란 시간은 결코 충분치 않다. 따라서 유럽파들의 합류와 컨디션 조절 등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관리할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최전방 공격수의 부족 유럽파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로 포진한 조재진의 몸 상태도 완벽하진 않았다. 지난 겨울 이적 등의 문제로 동계훈련이 충분치 않은 여파이기도 했다. 북한전에서는 조재진이 교체돼 나간 뒤 박주영이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분전했으나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물론 이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황선홍 은퇴 이후 한국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부재는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코칭스태프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이다. ○ 공격 전술의 유연성 북한의 김정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한 달 전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만난 한국대표팀에 능력 있는 새로운 선수들이 4명 정도 합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 달 동안 철저하게 분석했고, 오늘 그 결과가 나타났다”며 한국전 무승부에 만족했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예상된 북한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흔들지 못했다. 북한의 중앙 수비를 흔드는 좌우 측면 전환 패스의 속도가 떨어졌다. 또 허정무 감독이 강조한 배후 침투와 측면 돌파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문제는 경기 도중 미리 준비한 공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능동적으로 변화를 꾀하는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했다는 데 있다. 패턴 플레이에 한정돼 도전적인 패스와 움직임을 시도하지 못한 채 결국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따라서 다양한 전술의 숙지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른 창의적인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것은 바로 세계 축구의 큰 흐름이다. ○ 세대교체의 연착륙 북한전을 통해 이정수 한태유 등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중용되긴 했으나 허정무 감독이 꾀하고 있는 세대교체가 무리없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연착륙할 지도 관심이다. 동기부여와 경쟁을 통한 전력 상승을 위해서도 세대교체의 연착륙은 중요하다. 특히, 코칭스태프가 염두에 둬야할 점은 아무리 해외파라도 무조건적인 주전 보장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누구나 동등한 조건에서 베스트 11을 선정할 때 자연스럽게 선의의 경쟁으로 유도된다. 이는 세대교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 중앙 수비진의 효과적인 조합 북한전에선 이정수, 강민수가 한국대표팀의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곽태휘가 부상 후유증으로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이정수가 그 공백을 메웠다. 북한 공격진의 빠른 발을 감안할 때 스피디한 이정수의 투입은 적절했다. 실제로 선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의 최종 지향점이 월드컵 본선에 맞춰져 있는 만큼, 보다 강한 상대와 맞서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부족한 중앙 수비진 조합은 허정무 감독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제 대표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또다시 리그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그 사이 코칭스태프가 할 일은 명확하다. 많은 경기를 보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 · SD 축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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