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인스타]풀코스40만원,“오늘밤,스타랑놀아볼까“

입력 2008-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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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놀이 코스, 스타트랙을 아시나요?’ ‘스타트랙’. 데이비드 제롤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국의 대표적인 SF TV시리즈. 하지만 여기서는 유행을 주도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사이에서 이제 막 오르내리기 시작한 따끈따끈한 신조어로 소개한다. ‘스타트랙’을 요약 설명하자면 ‘연예계 스타들의 놀이 코스’다. 유행을 탄생시키고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요즘 어디를 즐겨 찾고 있을까. 이러한 트렌드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몹시 유용한 정보가 될 터. 그래서 스타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바, 클럽 등을 엄선해 이를 코스로 재구성한 게 바로 ‘스타트랙’이다. ○‘스타트랙’의 ‘3단계’ 노는 것에도 형식이 있다.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로 갖춰 먹는 것처럼 말이다. 스타들의 놀이 코스인 ‘스타트랙’ 역시 3단계로 구성된다. ‘스타트랙’의 3단계는 유행의 용광로인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마치 구전가요처럼 회자된다. “온 프라이데이에서 밥을 먹고, ‘솔섬’에서 입가심을 한 뒤, ‘서클’에서 몸을 푼다.” 온 프라이데이(On Friday)는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솔섬(Soul Some)은 청담동에 위치한 라운지 바이며, 서클(Circle)은 솔섬 인근인 청담동의 대형 클럽이다. 아직까지는 이 세 장소가 스타들의 놀이 코스를 형성하고 있다. 굳이 ‘아직까지’라고 강조한 사연은 먹고, 마시고 흔드는 놀이의 삼위일체가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새 피고, 지는 서울 강남 일대의 수많은 업소는 그래서 이 ‘스타트랙’에 편입되고자 오늘도 알게, 모르게 안간힘을 쓴다. ‘유행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봐야 한다’는 명예를 얻기 위해 지키고, 뺏는 자리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용은 다 합쳐 ‘40만원’ 그렇다면 3단계 ‘풀코스’로 노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대략 40만원이 든다. 요즘의 물가 사정을 잘 아는 가정주부들이 이 금액을 들으면 ‘설마, 거짓말이겠지’라며 의심을 품을 수도 있겠다. 시대가 변했다. 스타들도 쓸 데 없이 돈쓰지 않는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온 프라이데이에서 연예인들이 자주 시키는 요리는 파스타와 피자. 파스타는 15000원 선이며 피자는 16000원 선이다. 여기에 레몬 혹은 오렌지에이드를 한 잔씩 먹으면 2인 기준 45000원이란 계산서가 나온다. 라운지 바인 솔섬에서 샴페인이 인기 메뉴다. 샴페인의 대표 브랜드 모에샹동은 12만원. 그 아성에 무섭게 도전하는 또 다른 샴페인 뵈브 클리코(Veuve Cliquot)는 13만원이다. 대부분 별다른 안주 없이 샴페인을 먹는데 그래도 아쉽다면 생딸기를 주문하라. 가격은 20000원이다. 마지막으로 서클. 클럽의 휘황찬란한 입구에 주눅 든 나머지 ‘나하고는 전혀 다른 세계’라고 단정짓지 말라. 반바지나 슬리퍼, 혹은 스스로도 ‘촌스럽다’고 생각되는 의상만 걸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입장 가능하다. 서클은 패리스 힐튼,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바쁜 내한 스케줄에도 시간을 쪼개서 찾은 국내 대표 클럽. 이곳에서 인기 주류는 보드카다. 스웨덴이 원산지인 앱솔루트 보드카의 가격은 20만원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 전체비용 40만원에서 10%의 부가가치세는 별도다. ‘왜 (부가가치세를) 포함시켜 메뉴에 안 써놨냐’고 항의한다면 대략 난감하다. 요즘 ‘잘 나가는’ 업소들은 웬만하면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을 메뉴에 써놓는다. 이것도 유행이라면 유행이다. ○운좋으면 스타랑 함께 흔들 스타트랙의 장점은 유행을 공유한다는 것 외에 스타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운 좋으면 함께 놀 수도 있다. 지금 소개한 업소들은 공통적으로 스타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 바로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요즘 연예계 트렌드세터들은 이른바 ‘지하세계’로 불리는 룸 가라오케나 나이트클럽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때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놀아보자며 비밀스런 공간을 찾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엉뚱한 루머와 부정적인 시각을 낳았을 뿐, 득보단 실이 많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스타의 놀이 코스인 ‘스타트랙’은 유행이라는 표면적 의미 말고도 ‘이젠 대놓고 즐기는 열린 놀이’라는 스타 놀이 문화의 변화라는 중요한 의미 또한 지니고 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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