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변방의‘퍽’소리…美방송사들‘왕따’

입력 2008-04-07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국의 4대 스포츠는 NFL, MLB, NBA, NHL이다. 이 가운데 NHL이 가장 인기가 처진다. 그렇다고 관중이 적은 것은 아니다. NBA와 전혀 차이가 없다. 미국의 비중이 작아서 그렇게 보일 뿐이다. NHL은 캐나다 중심의 스포츠다. 미국은 변방인 셈이다. 캐나다의 겨울 톱 뉴스는 예외없이 아이스하키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더구나 NHL은 올해 지상파 NBC와 중계계약권을 체결했지만 지난 해는 미국 방송사와 중계권이 아예 없었다. 미국 방송사들이 NHL을 외면하면서 인기도 시들해지고, 타 종목에 비해 연봉도 적다. NHL은 박진감 넘치는 격렬한 스포츠다. 스포츠는 몸싸움을 벌여야 진수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외면한다. 가장 큰 요인은 방송중계 때문이다. 아이스하키는 경기 도중 CF를 삽입하는 게 매우 애매하다. 퍽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데 '광고 브레이크'로 게임을 중단할 수가 없다. 축구가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과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축구를 즐기는 인구는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런데도 저변이 인기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최고로 꼽히는 유럽의 챔피언스리그를 ESPN2에서 방영하는 이유가 바로 광고 수익 때문이다. ESPN과 ESPN2는 차이가 크다. NHL의 한계가 여기에 있다. 아이스하키는 캐나다가 종주국이며 국기다. NHL 선수들의 대부분은 캐나다 선수와 러시아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스탠리컵 우승은 캐나다 프랜차이즈 팀이 거두지 못하고 미국 프랜차이즈 팀이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스탠리컵은 '노 모어 캐나다'다. 스탠리컵 최다 우승 팀은 캐나다의 몬트리올 캐나디언스다. 총 24차례 우승해 'NHL판 뉴욕 양키스'로 통한다. 그러나 92∼93시즌 몬트리올 캐나디언스의 마지막 스탠리컵 우승 이후 캐나다는 정상을 밟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년 동안 미국 프랜차이즈의 NHL 팀들이 우승을 돌아가면서 했다.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콜로라도 애벌랜치, 뉴저지 데블스, 댈러스 스타스,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 애너하임 덕스 등이 미국 프랜차이즈다. 스탠리컵 결승전에는 캐나다 프랜차이즈 팀들이 올라오는데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도 전력상 오타와 세네터스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애너하임 덕스에게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도 이 전통이 이어질지 궁금하다. 문상열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명문 아이비리그와 스탠포드에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팀을 보면 부럽다.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을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 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