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130m초대형결승아치…롯데단독선두

입력 2008-04-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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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이대호! 이대호!” 대구구장 1루쪽 롯데 응원석에서는 경기가 끝나자 그의 이름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가 가방을 메고 구장을 빠져나가자 팬들은 그물에 매달려 더욱 큰 목소리로 울부짖듯 그의 이름 석자를 목이 터져라 불러댔다. 롯데가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전날까지 삼성과 공동선두를 유지하던 롯데는 7일 대구 원정에서 삼성을 9-5로 격파했다. 7승2패로 단독 1위. 그 중심에는 역시 이대호가 있었다. 이대호는 1-1로 맞선 3회초 1사 2루서 삼성 선발 윤성환의 초구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결승타점이었다. 장외로 넘어가는 비거리 130m짜리의 까마득한 아치. 그의 한방으로 단숨에 승부의 물꼬는 롯데쪽으로 기울었다. 5회에는 좌중간 안타, 7회에는 중전안타. 5타수 3안타 2타점. 시즌 3호 홈런으로 이 부문 2위로 올라섰을 뿐만 아니라 타점에서도 16타점으로 멀찌감치 앞서나갔다. 타율도 0.351(37타수 13안타). 2006년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던 그 ‘공룡타자’의 모습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지난 2일 사직 SK전에서 상대선발 송은범의 투구에 왼손목을 맞아 그동안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지명타자로 돌기도 했다. 그는 7일 휴식일을 맞아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며 피를 뽑았다. |관련기사 2·3·9면 이대호는 경기 후 “그동안 손에 힘이 없었다. 운 좋게 상대의 실투가 나오고 안타가 나오면서 감을 찾았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뒤에 가르시아와 강민호라는 좋은 타자가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치려고 한다. 그러나 어차피 승부니까 가르시아가 뒤에 있다고 걸어나가겠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공은 쳐야한다”며 책임감의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 후 “이대호는 확실한 스타다. 파워히터지만 타율도 높다. 리그의 톱클래스 타자 중 하나다. 훈련 때도 배팅보다 수비훈련을 많이 한다. 강한 모습을 보여 기분 좋다. 스타들은 그렇게 팀을 위해 준비하는 법이다”며 흡족해했다. 이날 대구구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는 양팀의 대결답게 7000명에 가까운 팬들이 찾았다. 그 중 롯데팬들은 부산에서 차를 대절해 올라오기도 했다. 이대호는 먼 발걸음을 한 팬들에게 행복을 심어줬다. 대구| 이재국 기자 keyst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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