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KTX보다빠르다

입력 2008-04-1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peed

배드민턴순간속도시속322km스포츠TOP…‘300km’고속철도꿇어!
최근 이소연씨가 타고 간 소유즈 우주선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발표에 따르면, 1초에 7.91km이고, 시속으로 따지면 2만8000km 라고 한다. 고속철도인 KTX가 그렇게 빠르다고 해도 고작 시속 300km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주선의 속력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이다. 이처럼 속도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으로 그 속도엔 가속도가 붙었고, 그 한계점을 말하기 힘들게 됐다. 스포츠의 경우에도 팬들은 속도의 매력에 빠져든다. 볼의 속도에 따라 승패가 갈리고, 팬들은 그 속도를 타고 감동과 흥분의 물결에 넘실댄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종목의 볼이 가장 빠른 순간 속도를 낼까. 박찬호의 야구일까, 최경주의 골프일까, 아니면 이형택의 테니스일까. 그 궁금증을 테마스페셜에서 풀어본다. 사실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볼의 스피드는 날씨나 장소, 상대, 선수의 컨디션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과학적으로 측정된 수치를 근거로 종목별 볼의 최고치를 따져본다. 가장 빠른 볼은 배드민턴의 셔틀콕이다. 그 다음이 골프공이고, 테니스공도 스피드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셔틀콕은 공처럼 생기지는 않았지만, 엄연히 라켓 구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배드민턴에서 사용되는 스포츠용품이다.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빠른 공의 속도는 배드민턴 셔틀콕이 라켓에 임팩트 된 다음 이동하는 순간속도이다. 셔틀콕의 무게는 5.5g으로 코르크와 최대 16개의 거위 털로 이뤄져있는데, 지금까지 측정된 셔틀콕의 최고 속도는 2005년 세계혼합단체 배드민턴선수권에서 중국의 푸하이펑이 기록한 시속 322km이다. 한국의 박주봉 역시 시속 320km를 오르내리는 강력한 스매싱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빠르다면 불과 몇 미터 앞에 선 선수가 친 셔틀콕을 어떻게 받아넘길까. 셔틀콕은 다른 공에 비해 가볍기 때문에 라켓에 맞는 순간, 가속도가 그만큼 크지만 일단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 셔틀콕은 깃털이 펴지면서 낙하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속도가 많이 떨어진다. 이런 까닭에 반사감각이 뛰어나고 훈련된 선수들은 날아오는 셔틀콕을 받아칠 수 있다. 골프공도 빼놓을 수 없는 ‘광속도’다. 지름 4.2cm, 무게 46g 정도인 골프공이 클럽헤드와 접촉할 때 받는 힘이 2t 정도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버바 왓슨이 기록한 시속 310km가 최고이다. 존 댈리나 타이거 우즈 같은 장타자들의 드라이브샷 역시 시속 300km에 이르고, 보통 프로선수들은 시속 260km 정도이다. 테니스공도 얕보면 큰 코 다친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속도다. 2004년 9월 데이비스컵에서 앤디 로딕이 시속 249.4km의 서브를 기록했는데, 이 볼에 맞았다고 상상해보라. 끔찍할 뿐이다. 이런 서브를 눈으로 확인하고 받아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선수들은 코스를 미리 예측하고 있다가 그 코스로 들어온 볼을 가까스로 리턴 하지만, 예상과 다른 곳으로 들어올 경우에는 속수무책이다. 가끔 경기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여자의 경우에는 US오픈에서 비너스 윌리엄스가 기록한 시속 208km가 최고 기록이다. 아이스하키의 퍽은 최고 시속 200km 정도이다. 보통 NHL(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 선수들이 슛을 날리면 퍽은 시속 160km 이상을 기록한다. 골키퍼들은 보호대를 하고도 정면으로 날아오는 퍽에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2003년에는 국내 아이스하키 경기 도중 퍽에 맞아 선수가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공의 속도를 중시하는 야구도 빼놓을 수 없다. 흔히들 투수가 던지는 볼의 속도에 대부분의 관심을 쏟지만, 실상은 타자의 타구가 좀 더 강력하고 빠르다. 예를 들어 새미 소사의 타구는 시속 180km에 이르는 반면, 투수의 세계 기록은 조엘 주마야(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갖고 있는 시속 167km이다. 한국 선수 중 비공인 최고 기록은 LA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1996년)와 2003년 전지훈련 때 기록한 엄정욱(2003년)의 161km이다. 국내 야구 공식 최고 기록은 엄정욱과 최대성이 기록한 시속 158km이며, 선동열은 시속 156km가 나왔다. 유일하게 발로만 사용하는 축구는 어떨까. 대표적인 선수가 대포알 슛으로 유명한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카를로스인데, ‘UFO 슛’으로도 유명한 그의 슛은 시속 150km 정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슈퍼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무회전 킥’은 축구공 무늬가 보일 정도로 회전 없이 날아가다가 골키퍼 앞에서 갑자기 흔들리면서 뚝 떨어지는 킥으로서, 시속 130km 이상은 돼야 무회전 킥 특유의 떨림과 낙차가 나타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02년 이기형이 캐넌 슛 콘테스트에서 기록한 시속 138km가 가장 빠르다. 상대와의 거리가 짧고 볼의 변화가 많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느껴지는 탁구의 경우, 국가대표 선수들이 치는 볼의 속도가 시속 120km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순호 KISS 책임연구원 백진호 KISS 책임연구원 송주호 KISS 선임연구원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