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윤의스포츠Biz]법살짝피하는얌체광고앰부시마케팅과의전쟁

입력 2008-04-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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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놀이(fun and games)”, “스페인 방문에는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to visit Spain, you don't need a visa).” 비자카드의 경쟁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대대적으로 사용했던 2종류의 광고문구다. 올림픽 스폰서 중 최고 등급을 지칭하는 TOP(The Olympic Partner) 스폰서가 되려면 일단 5000만달러 이상을 내야 한다. 물론 삼성을 포함해 코카콜라, 코닥, GE 등 TOP 스폰서 면면을 보면, 각 분야 1위 기업으로 돈만 있다고 아무나 스폰서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일단 올림픽 파트너 자격을 취득하면 그 2∼3배에 달하는 금액을 프로모션 비용으로 쓰게 된다. TOP 12개 기업은 적게 잡아도 약 1700억 원을 올림픽을 통한 마케팅을 위해 지출한다. 비자카드도 그 중의 한 회사다. 그런데 공식 스폰서가 아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는 TV광고시간을 사서 올림픽을 암시하는 ‘게임(game)’이라는 단어와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라는 광고문구로 단일 이벤트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한 비자카드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있었던 이 두 카드사의 공방은 올림픽 공식 스폰서에게 주어질 혜택에 손상을 입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스폰서가 아니면서 스폰서처럼 보이게 해 스폰서가 얻을 이익을 가로채는 계획된 활동을 앰부시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공식 스폰서의 경쟁사가 주로 쓰는 앰부시 마케팅 기법으로는 두 가지 대표적인 유형이 있다. 하나는 대회의 중계방송 프로그램에 광고를 집어넣는 방법이다. 공식 스폰서라고 해서 모든 중계방송에 광고를 내보낼 수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스타플레이어와 개별광고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그 선수가 금메달을 따거나 대기록을 세웠을 때 마련될 공식 인터뷰 자리가 만들어지면 공식 스폰서 이상의 광고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방식이다. 대개가 법망이나 규정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치밀하게 계획된 활동으로 이벤트 주최측이나 스폰서가 제일 신경을 곤두세우는 게 바로 이 앰부시 마케팅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12개 TOP 스폰서의 경쟁사들이 과연 어떤 기발한 방식을 준비해 뒤통수를 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츠경제연구소 소장 프로야구 초창기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며 ‘돈벌이도 되는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접목, 나의 지향점이자 한국 프로스포츠산업의 현실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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