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생용사(用生用死), 용병에 죽고 용병에 산다.’
여전히 한국축구에서 용병, 즉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특히 외국인 선수는 경기 결과에 마침표를 찍는 공격수에 집중, 예나 지금이나 토종 스트라이커의 성장을 방해하는 저해요소(?)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한국선수와는 달리 인성이나 행동양식, 서로 다른 문화 때문에 선발하기가 만만치 않다. 자칫 잘못하면 감독들 말대로 ‘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무대에 적응을 해서 ‘빅네임’을 가진 외국인 선수라 하더라도 합류 시기와 소속 감독과의 궁합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를 관통해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27일 대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부활 하트’를 그린 인천의 라돈치치. 2005년 13골을 터트리며 인천 준우승을 이끈 라돈치치는 이후 급격한 하향곡선을 탔다. 급기야 지난해 일본으로 임대되었지만 ‘재팬 드림’을 이루지 못한 채 초라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올해 장외룡 감독의 특별 조련을 통해 벌써 리그 6골을 넣으며 성남 두두와 함께 리그 골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성남 두두도 마찬가지. 지난해 성남에서 서울로 이적하며 상암벌에서 스타 탄생을 예고했지만 부상을 거듭한 끝에 결국 올해 다시 임대로 ‘노란 유니폼’을 착용, ‘학범슨’(맨유의 퍼거슨 감독을 빗댄 애칭) 감독의 예봉 아래 뾰족한 기량을 연일 펼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겨울 성남에서 멕시코로 이적한 이따마르는 두두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대 외국인 공격수 중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이따마르는 2006년 성남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지난해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멕시코 자과레스 클럽으로 옮겼다.
그렇다면 현재의 행복지수는?. 충만 그 자체다. 이따마르는 지난 주말까지 15게임에서 9골을 몰아치며 ‘브라질 특급’의 면모를 되찾았다.
반면 지난해 대전 돌풍을 일으켰던 데닐손(포항) 슈바(전남) 브라질리아(울산) 등 브라질 3인방은 각각 뿔뿔이 흩어졌지만 아직까지 ‘짜릿한 소식’의 주인공은 없다.
2007 K리그 득점왕 까보레도 일본 FC도쿄에서 8게임에 3골을 기록, 지난해 ‘A+’ 성적표에는 아직 못 미치고 있다. 성공한 외국인 선수가 팀을 떠나 이적 팀에서 적응을 못하면 구단 감독들은 대부분 이런 코멘트를 날린다. “그 친구는 내가 다루는 법을 알지.”
명기는 명기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때 명품 소리를 내게 마련이다. 과연 올해는 누가 명기와 명연주자로 탄생해 ‘개선 행진곡’을 연주할 지 자못 궁금하다.
FS코퍼레이션 이사
기자에서 비즈니스맨으로 항로를
바꾼 뒤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지만,
글쓰기의 즐거움만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나만의 욕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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