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영“‘달·콤·시’로오빠잃은슬픔달래요”

입력 2008-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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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빠….” 괜한 질문을 했다. 오랜만의 복귀를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진재영은 한참을 침묵하다가 들릴 듯 말 듯 조용히 “오빠”라고 했다. 그녀의 오빠는 4년 전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등졌다. 진재영에게 지난 3년의 공백기는 사실 오빠를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한 시간이었다.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 걸까”라고 수없이 현실을 부정했던 만큼 그녀에게 오빠의 존재는 컸다. 피붙이로서 또 매니저로서 오빠는 진재영의 손과 발이었고, “그저 열심히 일하는 모습 밖에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던 사람”이었다. 진재영은 “기뻐하겠죠?”라고 되묻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녀가 다시 용기 낼 수 있게 길을 터준 작품은 6일 시작하는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극본 송혜진·연출 박흥식)다. ○ 모든 게 다 물음표가 돼버렸던 지난 3년 진재영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아주 가까운 사람이 한순간 영원히 사라졌을 때 느끼는 감정은 겪어보지 않고선 모른다”고 했다. 최근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를 비롯한 몇몇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녀는 “섹시한 이미지의 역할만 섭외가 들어와 한동안 쉴 수밖에 없었다”고 활동 공백의 이유를 밝혔었다. 하지만 사실 그녀 가슴 속에 있던 더 큰 이유는 “매니저이기도 했던 오빠 없이 그 누구도 만나는 게 두렵고 싫어졌다”는 것이었다. 진재영은 오빠의 죽음 뒤로 연기를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일이 “의미 없게 느껴졌다”고 했다. ○ “흙속의 진주도 너 찾는 것보단 쉽겠다.” 진재영의 말 그대로 “어쩌면 영영 안 나왔을지도 모를” 그녀를 끌어낸 사람은 ‘달콤한 나의 도시’ 연출자 박흥식 감독이다. 박 감독은 드라마의 세 여주인공중 한 사람인 재인 역을 처음부터 진재영이라고 지목했고, 스태프는 올 초부터 ‘진재영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두문불출했던 진재영과 연락이 닿기는 쉽지 않았다. 재인 역을 두고 비공개 오디션도 수차례 치렀지만 박 감독은 “안 되겠다”며 자신을 비롯해 제작진 전체를 동원, 다시 진재영을 수소문하기에 이르렀다. 우여곡절 끝에 진재영이 박 감독과 만난 것은 드라마가 한창 촬영 중이던 3월. 그 첫 만남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제작진과 함께 한 자리에서 프로듀서가 ‘흙 속의 진주도 (진)재영씨 찾는 것보단 쉽겠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아,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아직도 있구나. 전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겠다’고만 했어요.” ○ 어느 날 느낌표를 찍고픈 욕심이 생겼다. 인터뷰 말미에서 불현듯 진재영은 자신의 기사에 달린 인터넷 댓글을 화두로 꺼냈다. 그 댓글은 ‘네가 도대체 무엇을 남겼기에 이렇듯 요란하게 컴백을 운운 하냐’는 것이었다. 악성댓글을 뜻하는 이른바 ‘악플’로 적잖이 상처받았다는 말 대신 그녀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진재영은 이어 지난 3년을 딛고 다시 일어선 자신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저요. ‘이번에는 완전 컴백, 지켜봐주세요’라고 댓글 달 뻔 했어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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