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고래책갈피]‘세상의기둥’아빠힘내세요

입력 2008-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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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는 지금 어디 있어요?” 몇 개월째 필자는 주말마다 제주도에 출장을 간다. 남들 보기엔 고생일 수도 있고 시원한 바닷바람과 드넓은 하늘을 마음껏 즐기니 호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골이 나서 사실 아무렇지도 않다. 일에 몰두하면 감정도 무덤덤해지지만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있다. “아빠, 아빠!” 이제 갓 말을 배운 딸아이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애절하게 들려올 때다. 신경 쓰일까봐 아내는 가급적 전화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린 딸이 아장아장 전화기를 가져와 성화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 깊은 상념에 빠진다. 흔히 집안의 기둥이라고 하는 우리 아빠들, 그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밤늦은 시간까지 매출이 저조한 회사를 힘겹게 떠받치고 있을 것이고 난국에 빠진 경제상황에 해법을 찾으려 나랏일을 고민하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온 세상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살면서 때론 유흥가에서 맥주잔을 앞에 놓고 흔들리기도 했을 것이다. ‘아빠는 지금 하인리히 거리에 산다’(아이세움)의 베른트는 묻는다. “아빠, 집에는 언제 돌아오실 거예요?” 아빠는 담담하게 말한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이유는 간단하다. 베른트는 엄마를 사랑하고 아빠도 사랑한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는 지금 하인리히 거리에 혼자 있다. 엄마 앨범에 남은 사진처럼 옛날엔 항상 함께였는데… 회사도 나라도 모두 중요하다. 세상을 떠받치려면 큰 기둥, 작은 기둥 참 많아야 한다. 전봇대를 보라. 어두운 거리에 우두커니 서서 온 세상 집집마다 불 밝힌다. 참 대단하고 수고롭다. 하지만 집이 무너진다면 무엇하랴? 베른트 아빠가 혼자 살게 되면서 아이도 그만큼 외로워졌다. 자녀가 어둠 속에서 홀로 지내기를 바라는 아버지는 없을 것이다. 지금 베른트의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늦은 밤 이런 전화는 받지 않을 것이다. “아빠 어디세요?” 함께 생각해볼 문제 ○ 1 베른트는 왜 소중한 인형 도도를 아빠 집에 갖다 놓았을까요? ○ 2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 3 베른트 가족이 앞으로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지 말해보세요. 일러스트 제공|아이세움 분홍고래모임 김 형 곤 아마존 사람들을 수중도시로 이끌던 전설의 분홍 고래(BOTO)처럼 아이들에게 고래보다 더 큰 꿈 을 그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작가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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