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의현장리포트]‘아빠’스콜라리포르투갈에‘딱’

입력 2008-06-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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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작은 월드컵’으로 불리는 유로 2008을 참관하기 위해 6일(한국시간) 오후 스위스에 도착했다. 우선 참관 일정에 따른 감독들의 대결 포인트를 짚어보고 싶다. 터키와 첫 경기를 갖는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사진)은 선수들의 영혼을 해방시키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성격이 소탈하고, 선수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지만, 다혈질 감독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아빠’ 혹은 ‘큰형’이라고 따르는 것을 보면 브라질, 포르투갈처럼 선수들의 창의성은 뛰어나지만 팀워크는 ‘콩가루 집안’인 라틴 축구에 딱 어울리는 명장이다. 9일에는 독일의 요아킴 뢰브 감독의 진짜 실력을 보러간다. 1960년생 젊은 감독을 맞이하는 것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출신의 레오 벤하커 감독의 폴란드. 신구 대결 외에도 역사의 앙금이 남아있는 독일과 폴란드의 대결도 볼 만하겠다. 레오 벤하커가 완패한다면, 몇 년 전부터 불거진 ‘네덜란드 학파 무용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테다. ‘네덜란드 학파 무용론’은 한동안 혁신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던 네덜란드 축구가 이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논리이다. 네덜란드를 이끄는 64년생 젊은 감독 마르코 반 바스텐은 ‘네덜란드 학파 무용론’에 이의를 제기한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경기는 한국 올림픽팀의 상대인 이탈리아의 전술적 경기패턴을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오렌지를 맞아 싸울 이탈리아의 63년생 젊은 감독 로베르토 도나도니, 명장 마르첼로 리피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이탈리아 언론과 날선 대결 구도를 갖추고 있지만, 명가를 이끄는 명장이 될 것인가, 아니면 부잣집을 털어먹는 도련님이 될 것인가 상당한 관심을 끈다. 스페인과 러시아. 히딩크는 더 이상 말해야 입만 아프고, 스페인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축구계의 장수 감독으로 손꼽힌다. 이미 1970년대부터 감독직을 수행했으니 이젠 할아버지 감독님.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를 “깜둥이(Negro)”라고 불렀다가 유럽연맹의 징계를 받은 일화가 유명하다. 크로아티아의 슬라벤 블리치 감독도 살펴본다. 98월드컵 3위의 파란을 일으킨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멤버였다. 크로아티아 청소년팀 감독을 거치면서 크로아티아 축구의 엘리트 코스의 정점을 찍었다. 법학을 전공한 학구파로 유로2008 크로아티아 대표팀 응원가를 직접 녹음한 진정한 ‘락(Rock)’ 마니아, 왠지 끌리지 않는가? 19일은 러시아와 스웨덴. 북유럽의 두 라이벌이 만난다. 스웨덴을 이끄는 라스 라저벅 감독. 북유럽 국가대표팀은 대부분의 경우 감독들이 장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그런지 스웨덴은 고지식한 수비축구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라스 라저벅 감독을 언론에서는 ‘심심한 축구’의 대명사로 부른단다. 대표팀에게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축구가 아니라 실속있는 축구다. 따라서 2010월드컵의 전술적 트렌드가 될 이번 대회를 참관하는 부푼 마음에 설레는 기대가 크다. 제네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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