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자리뷰]‘젠틀한호소력’…단아한베토벤을들어보자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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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실내악 프로젝트그룹 ‘디토’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은 자니 리(사진)의 바이올린 리사이틀이 12일 호암아트홀에서 있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소나타 ‘봄’, 슈베르트의 화려한 론도,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1번, 라벨의 치간느로 이어진 이날 공연은 자니 리의 첫 한국 솔로무대. ‘단정함’과 ‘단아함’의 사이에 경계선이 있다면 이날 자니 리의 연주는 딱 그 중간지점에 놓여 있었다. 부잣집 귀공자 같은 외모, 매너는 단정했고 음색은 단아했다. 해석은 튀는 구석이 보이지 않았고, 템포 역시 악보의 지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치간느에서조차 그는 칵테일파티에 나타난 정장차림의 집시 같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고추장대신 핫 소스를 넣은 듯한 국물 맛. 그런데 밍밍하지 않고 의외로 산뜻한 맛이 났다. 이 미묘한 조화로움은 그가 한국인 최초의 LA필하모닉 종신 단원이라는 점을 새삼 떠올리게 했다. 확실히 뜨거운 열기는 덜했다. 하지만 세상 음악이 다 열정적이어야 한다면, 그 역시 피곤한 일이 아닐까? 자니 리의 ‘젠틀’한 음악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하고도 조금은 넘칠 것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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