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는달라도‘통속코드(출생의비밀·삼각관계)’는통한다

입력 2008-06-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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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통속 코드는 시대를 초월해 통(通)한다?’ 출생의 비밀, 얽히고설킨 남녀관계 등 드라마 속 인물 간의 관계 맺음과 또한 갈등을 야기하는 단초들을 뭉뚱그려 흔히 ‘통속 코드’라 부른다. 통속이란 단어가 담고 있는 ‘저속하다’는 의미는 차치하고 ‘자주 쓰인다’는 또 다른 의미는 결국 ‘유치하지만 대중적으로 통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수목 드라마의 최강자인 SBS ‘일지매’와 추격자 KBS 2TV ‘태양의 여자.’ 닮은 구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있는 두 작품을 들여다보면 사실 제대로 ‘통’하는 코드가 사이좋게 숨어있다. 복장만 ‘때’를 탔을 뿐,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는 결정적 요인은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 닮은 꼴1 - 출생의 비밀 ‘너희 둘이 실은…’ SBS ‘일지매’와 KBS 2TV ‘태양의 여자’가 기나긴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으로 삼는 소재는 ‘출생의 비밀’이다. 전자는 배다른 형제요, 후자는 호적상 자매. 이러한 과거의 비밀을 안고 각자 찢어져 살다가 다 커서 우연인지, 필연인지 엮이는 것 또한 두 드라마가 지닌 공통점이다. 둘 중 하나가 이 기가 막힌 과거사를 먼저 알게 돼 ‘속앓이’를 한다는 점도 닮았다. ‘일지매’에서는 이준기가 절반의 피붙이임을 알게 된 시후(박시후)가, ‘태양의 여자’에선 어릴 적 길거리에 버린 동생이 이하나임을 알게 된 김지수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 닮은 꼴2 - 삼각관계 형제와 자매의 갈등뿐이라면 왠지 심심하다. 두 드라마는 그렇지 않아도 심란한 형제 혹은 자매 사이에 이성을 끌어들인다. 형제간 혹은 자매간 사랑 쟁탈전이 그것. 태생적 출발만 같았다 뿐이지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형제와 자매이기에 이성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은 사투에 진 배 없다. ‘일지매’에서 이준기와 박시후 사이에는 한효주가, ‘태양의 여자’의 경우 김지수와 이하나 사이에 한재석이 팽팽하게 놓여있다. ○ 닮은 꼴3 - 출생의 비밀 밝히고 시작 과거 드라마들은 출생의 비밀을 어마어마한 반전으로 포장해 시청자를 애써(?) 놀래 키려 했다. 하지만 ‘일지매’와 ‘태양의 여자’는 그렇지 않았다. 영리해진 시청자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극중 등장인물만 모를뿐 출생의 비밀을 전제하고 극을 전개하는 매우 솔직한 전략을 쓰고 있다. 시청자를 이렇듯 ‘관찰자적 시점’으로 유도하는 방편은 시청률 면에서도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일지매’는 극 중반에 돌입하며 23% 대를 넘는 높은 관심을, ‘태양의 여자’는 상당한 마니아를 확보하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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