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블록만믿고‘굿샷’하단어느새피부는망가진다

입력 2008-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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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골프홀릭이었던 C양. 5년 전 연습장에서 알게 된 그녀를 우연히 한 골프장에서 다시 만났다. 반가움 인사를 나누었는데 얼굴을 보는 순간 놀랄 일이 눈에 들어왔다. 달걀처럼 매끈하고 하얗던 그녀의 피부가 몇 년 사이 메추리알처럼 얼룩덜룩하게 변한 것. 잠시 골프에 대한 수다를 늘어놓다가 조심스레 망가진 피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말도 마, 하도 골프장에 다니니까 피부가 금방 망가지더라고. 근데 넌 골프 하면서도 어쩜 그렇게 피부가 좋아?” 나는 왜 그녀의 뽀얀 얼굴이 그토록 심하게 망가졌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깨끗한 피부에 대한 무한 자신감으로 언제나 ‘쌩얼’을 고수하곤 했는데, 라운드 중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선블록을 많이 바르기 때문에 굳이 화장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C양은 선블록을 바르고 그 위에 스포츠용으로 나온 파운데이션을 덧바르는 나를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았다. 쌩얼 미인이던 그녀의 피부가 망가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녀는 자신의 뽀얀 피부와 선블럭만 믿고 필드에 나섰다가 자외선과의 싸움에서 무참히 패배했다. 나 역시 피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여성골퍼이다. 그래서 매번 필드에 나갈 때마다 최대한 피부를 지키려고 애쓴다. 잦은 햇빛의 노출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C양 만큼 피부가 상하지 않은 것은 라운드 중에는 절대 쌩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자외선 차단제 위에 두텁게 스포츠용 커버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그냥 자외선 차단제만 바른 것과 화장을 했을 때에 피부가 타는 정도는 확실히 다르다. 그 결과 초콜릿 빛 팔다리와는 매치되지 않지만 얼굴만은 양호하게 유지하고 있다. 쌩얼 미인들은 두꺼운 화장을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성골퍼라면 라운드 할 때만은 피부 보호를 위해 화장을 하는 것이 좋다. 화장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햇빛에 노출될 불쌍한 피부를 위한 방어막 역할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선블록 하나만 있으면 만사 ‘OK’라는 생각으로 필드에서도 쌩얼을 과시하고 있다면 몇 년 지나지 않아 당신의 피부는 C양처럼 얼룩덜룩하게 변해버릴 것이다. 선블록을 바르고 특별히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파운데이션을 두텁게 잘 펴 바른 뒤 수시로 트윈케이크나 팩트로 피부의 노출을 줄여 주는 게 좋다. 요즘은 화장 위에 뿌릴 수 있는 스프레이형 선블록도 나와 골프백에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뿌려주면 자외선 차단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성골퍼들은 골프로 인해 느끼는 행복 대신 잃어야 하는 피부 건강과 끝없는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왕에 피할 수 없는 전투라면 방패라도 튼튼하게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정아름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당당하게 살며 필드의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골프 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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