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9승…그가뜨면거인이웃는다

입력 2008-07-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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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일 삼성전에 앞서 대구구장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은 올 시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달이다. 6월까지는 4강(톱4)에 들기 위해 셋업하는 상황이었다면 올스타브레이크까지는 4강에 드느냐 못드느냐가 판가름나는 중요한 시기다”고 강조하면서 이틀 전 삼성에 패한 사실을 뼈아파했다. 8월에 베이징올림픽으로 인해 한달 가까이 시즌이 중단되는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올림픽 이후 시즌이 재개되면 우천취소 경기까지 포함한 잔여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9월 마지막달에는 어차피 모든 팀이 사력을 다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7월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강은 반드시 사수해야한다는 의지였다. 롯데는 6월 24-27일 4연패를 당한 뒤 6월의 마지막 경기인 29일 사직 KIA전에서 9회말 5-4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7월 첫 경기인 1일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에이스 손민한을 내고도 3-7로 패했다. 그러면서 롯데는 4위로 떨어졌고, 5위 삼성에도 2.5게임차로 쫓기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로이스터는 “삼성이 따라붙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선수들이 7월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며 질책했다. 삼성은 지난주 4승2패, 그리고 1일 승리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 송승준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몸을 풀 때부터 대구의 무더위에 짓눌린 그는 1회말에만 볼넷 2개와 폭투, 수비수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안타 1개 없이 2실점, 무거운 분위기였다. 2회초 타선이 1점을 뽑으면서 1-2로 쫓아간 상황에서 2회말과 3회말 2안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했지만 동료 수비수의 도움과 상대의 주루플레이 실수에 힘입어 위기를 탈출했다. 6회까지 4안타 4탈삼진을 기록했지만 5볼넷을 내주는 등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이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11-3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최고구속 146km. 롯데는 다시 삼성을 3.5게임차로 밀어내며 한숨을 쉬었고, 7월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로이스터는 미소를 지었다. 송승준은 이날 승리로 시즌 9승(4패)째를 수확했다. 다승 단독 2위이며 1위인 SK 김광현(10승)을 1승차로 추격해 다승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무엇보다 해외파들이 대부분 부진해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상황에서 그의 분전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LG 봉중근(7승5패)과 함께 해외파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도 지난해 국내 복귀 첫해 25경기에 등판해 5승5패 방어율 3.85로 부진했지만 국내 적응을 마치고 이제 당당한 거인의 최다승 투수로 우뚝서고 있다. 이제 1승만 더하면 국내복귀 해외파 투수 중 최초로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송승준은 경기 후 “더위에 대해 생각하지도 못하다 조금 힘들었다. 투구내용은 올해 들어 가장 좋지 않았다. 승패를 떠나 던지고 싶은 대로 공이 가지 않았다. 오늘은 전적으로 타자들과 수비수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겼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삼성이 2.5게임차로 쫓아오는 상황을 알고 있었다. 오늘 지면 1.5게임차, 이기면 3.5게임차. 사실 많이 부담됐다. 결과적으로 3.5게임차로 벌려 다행이다”면서 “아직도 국내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개인성적에 대해서는 정말 욕심없다. 무조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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