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도박…PD로비의혹…연예계“나떨고있니?”

입력 2008-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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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가수탤런트개그맨등다수내사
‘도박, PD로비 의혹 이어 마약까지….’ 연예계를 정조준한 검찰의 수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무섭게 몰아치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르거나 내사중이라며 특정 연예인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소문에 연예계와 방송가는 요즘 뒤숭숭하다. 마약과 도박은 거의 매년 연예계를 대상으로 수사가 벌어졌던 일종의 연례행사. 하지만 올 해는 검찰의 수사 의지가 남다른데다 PD로비 의혹까지 함께 제기돼 충격파가 더욱 거세다. 마약의 경우 5월2일 보컬 트레이너 겸 가수 박선주(37)와 업타운 멤버 스티브 김을 마약류 상습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부산지검 등이 수사를 하고 있다. 부산지검은 당초 6월 초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조사 과정에서 투약 의혹이 있는 연예인들에 대한 관련 진술이 나와 수사 범위가 넓어졌다. 현재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이름이 나온 인기 그룹 멤버 A, 여가수 B 등에 대해 내사를 하고 있다. 또한 부산지검 외에 다른 지방 검찰에서도 마약 수사가 진행돼 탤런트와 중견 가수 등 연예인 몇 명이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사부는 9일 외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연예인 출신 C 씨를 비롯한 사회 고위층 인사 4∼5명을 대상으로 내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도박을 하기 위해 국내 환치기(불법 외환 교환) 업자를 통해 수백억 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중견방송인 D와 가수 출신 E도 내사 선상에 올리고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강원랜드 등 카지노들과 일명 ‘하우스’(일반 가정집에서 이뤄지는 도박)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개그맨 D와 가수 출신 E 등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 관계자는 “묵인하고 있지만 카지노와 하우스 도박에 빠져있는 이들이 있다”며 “정직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더 많음에도 몇몇 이들로 인해 연예계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두렵다”고 전했다. 연예기획사의 PD로비 의혹 파문도 수사가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는 주식 로비 의혹이 제기된 PD 10여 명의 계좌 추적을 시작했다. 검찰은 문제의 기획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이어 차명 계좌 수사도 들어갔고, 드라마 제작사 등으로 수사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최근 가요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매니저는 “‘누구누구가 조사를 받았다’ 또는 ‘누가 수사 대상이다’는 소문이 거의 매일 돌다 보니 위축된 시장 상황과 맞물려 더 힘들다”고 어수선한 분위기에 곤혹스러워 했다. PD로비 의혹 역시 방송사 내부에서는 ‘표적수사’ 아니냐며 반발이 거세다. KBS 예능국의 한 PD는 “PD 자존심이 걸려있어 이러한 분위기가 힘든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MBC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 억울하다”며 의혹을 받고 있는 한 PD의 실명을 거론한 뒤 “만약 대가성으로 누군가를 출연시키면 어떻게든 티가 나기 때문에 그런 일은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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