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앤더시티]모자하나만바꿔도‘칩인버디’급멋쟁이

입력 2008-07-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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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라-뉴스보이캡-헌팅캡‘또다른매력’…튀는게싫다면원색으로포인트를
패션에 열광하는 나는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에 행복해한다. 의상, 액세서리, 메이크업 등 여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은 남성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남성의 코디라고 해봐야 수트와 넥타이, 캐주얼 등이 고작이다. 골프패션도 예외는 아니다.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여성골퍼들은 바지로 편안한 룩을 연출하거나, 치마를 입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지만 남성들에게는 바지에 상의를 매치하는 선택권만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들은 골프패션에 있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패션에 소홀할 수도 없다. 간단한 방법으로 센스 있는 골퍼가 되기 위한 코디법으로 ‘모자’를 추천한다.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옷차림이 성격처럼 반듯한 B군. 늘 얌전하고 무난해 보이던 그와 처음으로 라운드를 하던 날, B군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소처럼 밋밋한 톤의 골프 웨어는 내가 알고 지내던 밋밋한 B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포인트가 되어 준 페도라(중절모 형태의 모자)의 선택은 그를 필드의 멋쟁이로 만들었다. 챙이 넓은 페도라 덕분에 얼굴이 갸름해 보임과 동시에 자유분방하면서도 클래식한 이미지를 풍겨 새롭게 보였다. 라운드 중 갑자기 비가 내리자 B군은 페도라를 벗고 일반적인 골프모자로 바꿔 썼다. 분위기 역시 180도 달라졌다. 다시 심심한 중년 남자가 되어 있었다. 모자 하나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몇 홀이 지나 비가 그치고 다시 페도라를 쓴 멋쟁이로 돌아온 B에게 “골프 할 때는 일반 모자 대신 페도라를 써라”고 조언해 주었다. 프로골퍼들 중에는 모자로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백상어’그렉 노먼에게 페도라는 트레이드마크와도 같다. 모자 덕에 그의 플레이는 유난히 화려하게 보였다. 유명한 레슨 전문가 데이비드 레드베터도 페도라를 즐겨 쓴다. 그는 절대 미남형이 아닌데도 페도라 덕분에 호감을 갖게 한다. 그래서일까. 그가 지적하는 레슨 내용이 더욱 신뢰감을 주는 듯 하다. 그렉 노먼과 레드베터가 평범한 골프 모자를 썼다면 아마 백상어의 카리스마와 레드베터의 지적인 이미지는 다르게 보였을지 모른다. 모자는 좋은 패션 아이템이다. 지금의 이미지를 벗고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싶다면 조금만 과감해지자. 뉴스보이캡(둥근 머리통 부분이 자연스럽게 부풀려지고 작은 챙이 달린 모자)이나 헌팅캡(앞 쪽의 캡이 납작하게 눌려진 모자)을 써보는 것도 색다른 시도가 될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야구모자와 썬캡에서 벗어나기엔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색깔에 신경 쓰자. 과감하게 원색 계열을 선택해서 전체적인 의상에 포인트를 주는 센스 정도는 발휘해 보도록 한다. 작은 변화는 ‘칩 인 버디’처럼 의외의 커다란 기쁨을 줄 수 있다. 정 아 름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당당하게 살며 필드의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골프 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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