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두팔환호는원초적본능”…몸움츠리는패배포즈도일반적

입력 2008-08-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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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승자들은 왜 두 팔을 높이 쳐들며 환호할까? 또 패자들은 왜 몸을 움츠리며 아쉬움을 표현할까? 미국의 과학전문 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은 최근 캐나다와 미국 과학자들이 미 국립과학원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그 궁금증을 풀어냈다. 결론적으로 머리를 뒤로 젖힌 채 가슴을 내밀고 팔을 높이 쳐드는 올림픽 우승자들의 전형적인 동작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승자 특유의 이런 동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각장애인 선수들도 승리했을 땐 어김없이 같은 몸짓을 보이고, 졌을 땐 어깨를 늘어뜨리고 가슴을 오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04년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의 유도 경기 때 촬영된 사진들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선천적 시각장애인과 중도 시각장애인, 비장애 선수들이 경기에서 이기고 졌을 때 취하는 동작은 모두 비슷해 이겼을 때는 몸을 쭉 펴는 반면, 졌을 때에는 수치감에 몸을 움츠리는 일반적인 경향을 보였지만 수치심의 표현은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처럼 개인을 중요시하는 서양 문화권의 비장애 선수는 선천적 장애를 가진 서방 선수, 또는 집단을 중시하는 아시아 등 다른 문화권의 장애ㆍ비장애 선수보다 수치심을 덜 표현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수치심을 드러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아 온 반면 동양에서는 올림픽 경기와 같은 공개 행사에서 수치심을 드러내는 것이 적절한 행동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보편적인 신체적 표현은 일종의 사회적 소통수단으로 진화된 것으로 보이며 수치심의 표현 또한 일종의 생존 기술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자부심과 수치심을 나타내는 공통의 몸짓이 내재적인 것인지, 학습에 따른 것인지를 밝혀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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