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액션영화2종세트]스페어·우린액션배우다

입력 2008-08-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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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뚱이액션’아날로그감동빛나네
몸뚱이와 몸뚱이의 치열하고도 격렬한 부딪침. 치고 때리는 격한 주먹과 발길질, 날것 그대로의 부딪침은 타격의 생생한 음향과 어우러지며 본성의 감정을 건드린다. 액션영화, 특히 영상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주는 상상력의 현실화를 거부하고, 몸을 통한 ‘아날로그 액션’을 드러내는 두 편의 영화가 눈길을 모은다. 두 영화는 모두 톱스타급 배우가 출연하지도 않았고, 거대한 제작비 규모가 투여된 작품도 아니다. 또 메이저 배급사이 든든한 자본과 배급력에 힘입지도 않는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며 9월 극장가에 간판을 내건다. 28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스페어’(감독 이성한·제작 필름더데이즈)와 ‘우린 액션배우다’(감독 정병길·제작 앞에있다)가 화제의 영화들이다. 두 작품은 모두 온전한 몸의 액션을 선보이거나 그 액션의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그로부터 일어나는 액션의 향연이 자아내는 감흥을 맛보게 한다. ○ 액션과 코미디, 독특한 감성의 ‘스페어’ ‘스페어’는 순전히 ‘관객들의 관심’ 하나만으로 개봉관을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확보했다. 23억 원의 순제작비 규모는 요즘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에 한참 못미치지만 그런 만큼 배우들의 치열한 ‘아날로그 액션’과 독특한 감성으로 관객에게 다가갔다. 8월 초부터 전국 13개 도시를 돌며 관객을 만났고 영화는 그들의 관심에 힘입어 27일 현재까지 전국 60개관의 개봉관을 잡게 됐다. 도박빚에 쫓기는 길도(정우), 자신 역시 빚에 쪼들리면서 친구인 길도에게 사기를 당한 광태(임준일). 두 사람은 사채업자 명수(김수현)에게 살떨리는 쫓김을 당한다. 이 과정에서 우연찮게 야쿠자(코가 미츠키)가 끼어든다. 길도와 광태가 벌이는 그 쫓고 쫓김의 추격전은 격렬한 몸들의 부딪침으로 이어지고 영화는 몸들의 그 호쾌한 ‘아날로그 액션’의 한바탕 마당을 펼쳐놓는다. 특히 액션배우를 꿈꾸는 임준일의 현란한 액션연기와 개성파 연기자로서 그 가능성을 활짝 열어보인 정우의 앙상블은 진한 인상을 남긴다. ‘라스트 사무라이’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 낯익은 일본 배우 코가 미츠키의 정제된 액션도 시선을 잡아끈다. 또 영화에 대한 정규과정이 아닌 한 언론사 문화센터에서 영화를 공부한 신예 이성한 감독은 그들 배우들이 펼쳐내는 날것 그대로의 액션에 우리 전통음악을 깔아놓음으로써 또 다른 독특한 감성을 드러냈다. 배우들의 호쾌하고 현란한 몸놀림을 태평소와 해금이 빚어내는 경쾌한 리듬, 북과 징과 꽹과리 등 타악기의 울림과 함께 시청각으로 경험하는 것은 즐겁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초청받아 관객을 먼저 만났다. ○ 액션배우를 꿈꾼다, ‘우린 액션배우다’ 연출자 정병길 감독은 “그들 만큼 온전한 연기, 즉 action을 하는 배우가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 자신 ‘액션배우가 꿈’인 정 감독은 “모든 것을 몸뚱이로 받아들이며 몸뚱이로 반응하는 그들, 연기와 삶이 더 이상 다른 것이 아닌 그들, 그들은 액션배우다”라고 선언한다. ‘우린 액션배우다’는 그들 ‘액션배우’들의 꿈과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28살의 권귀덕으로부터 19살 권문철까지 2004년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간 6명의 액션배우들의 현실과 꿈이 그대로 담겼다. 출연한 영화가 무려 100여편에 달하는 동안 이들은 자신들의 얼굴을 관객에게 제대로 각인시키지 못했다. 주연배우의 대역이었거나 때로는 스쳐지나는 단역으로서 카메라 앞에 섰지만 이들은 정작 얼굴은 빛나지 않는 화려한 액션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오로지 현장 스태프들만이 확인했던 바로 그 액션의 마당에서 이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누구나 그런 것처럼, 스스로의 인생에서 주연배우이며 ‘우린 액션배우다’라는 극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온전한 배우의 이름을 얻게 됐다. 감독과 배우들 모두가 서울액션스쿨의 동기생들이라는 점은 그 온전한 이름값이 더욱 의미깊다.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 제작 지원작이기도 한 영화는 이미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인기상을 받았고 뉴욕아시아필름페스티벌, 밴쿠버 국제영화제, 일본 타나베 벤케이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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