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로9년만에오리콘1위,히로스에·다케우치드라마성공…CF잇단‘러브콜’
‘한 물 갔다고? 천만의 말씀!’
현재 일본 연예계에는 결혼과 출산, 이혼 등 굴곡 있는 여자의 일생을 관통한 미녀 스타들의 부활제가 한창이다. 아무로 나미에, 히로스에 료코, 다케우치 유코 등 이혼녀, 혹은 엄마의 꼬리표를 단 채 ‘만인의 여신’자리에서 이탈하는 듯 보인 언니들이 전성기의 생기와 활력을 되찾고 있다.
대표 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아무로 나미에. ‘아무로족’이라는 거대한 추종자를 거느린 ‘J-POP의 여왕’에서 이혼, 공백 등을 거치면서 한 때 ‘한 물 갔다’는 가혹한 선고까지 받은 그는 지난 3월 ‘60s 70s 80s’로 9년 만에 오리콘 싱글 주간순위 1위를 차지하는 감격적인 방점을 찍었다.
내친김에 지난달 30일 발매한 베스트앨범 ‘베스트 픽션’으로 앨범 부문에서도 연달아 1위 맛을 봤다.
하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싱글 앨범이나 데일리차트 1위를 질주했던 베스트앨범은 판매량에서도 두드러진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베스트픽션’은 전설적인 히트메이커인 프로듀서 고무로 테츠야의 그늘에서 벗어나 힙합 등으로 음악적인 노선을 전환한 지난 6년 동안의 여정을 망라했다는 점에서 아무로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음반이다.
그 6년에는 이혼 후 음악활동을 재개한 아무로가 오리콘 차트 10위권 밖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마저 수긍해야 한 안타까운 순간도 들어있다.
그러나 1위가 당연한 결과가 아니라 남의 일처럼 돼버린 뒤에도 아무로는 묵묵하고 꾸준하게 신곡을 발표했고, 올해 그 ‘마이 웨이’를 화려하게 보답 받고 있다.
샴푸브랜드 ‘비달사순’CF에서 아찔한 섹시 심벌로도 활약하며 J-POP의 여왕이자 여성들이 선망하는 미의 여신으로 재 등극한 아무로는 현재 중견여가수 중 가장 따끈따끈하게 미디어의 주목을 사고 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그이지만 10∼20대의 여성들 사이에서도 패션아이콘으로 각광 받는 이례적인 여파도 만들고 있다.
지난 3월 4년여의 결혼 생활을 마감한 히로스에 료코도 니혼TV의 토요드라마 ‘야스코토 켄지’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음료, 샴푸 등 굵직한 브랜드의 CF에서 간판으로 등장해 톱 여배우의 광채를 다시 뽐내고 있다.
전 남편의 불륜 의혹으로 잿빛 화제에 휘말린 다케우치 유코 역시 올 초 후지TV의 간판드라마 ‘바라노나이 하나야’에서 호연을 보여준 것을 계기로 신규 CF를 속속 차지하며 예전의 활기찬 활동 가도에 재 진입했다.
수년간 이혼설에 시달려온 히로스에 료코나 짧은 결혼 생활을 마감해야 한 다케유치 유코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적인 불편함에서 비롯한 먹구름을 얼굴에서 떨쳐내지 못한 인상이 짙었지만 올해는 활짝 갠 표정과 미모를 회복해 패션지의 표지도 활발하게 장식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로는 최근 한 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초조하고 불안할 때도 있었지만 이번에 실패하면 다음에 만회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왔다. 그리고 이제는 모험, 그리고 실패마저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로의 얘기처럼 삶의 이런저런 파도를 타며 갈수록 강해지고 있을 뿐임을 증명하고 있는 언니들의 오뚝이 여정이 올 일본 연예계에 흥미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