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ET’김수로,비장한사명감

입력 2008-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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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수로(38)에게 영화 ‘울학교 이티’는 일종의 터닝포인트다. 향후 영화배우 삶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 스스로도 “이번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나에게 주연을 맡기지 말라”며 배수진을 쳤다. ‘반칙왕’(2000)으로 ‘김수로’라는 이름 석 자를 영화계에 알린 이래 ‘달마야 놀자’(2001), ‘S다이어리’(2004), ‘흡혈형사 나도열’(2005) 등 코미디배우로 전성기를 구가해온 김수로였다. 하지만 꼭짓점에 섰다고 한 숨 돌리자마자 ‘잔혹한 출근’(2006), ‘쏜다’(2007)가 연속 실패했다. “인간적 성장에는 도움이 됐다. 여행도 다니면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성찰하기는 했다. 이후 절치부심, 선택한 ‘울학교 이티’의 흥행성공이 김수로에게는 간절하다. “대중적 공감대를 위해서 300만 관객은 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김수로는 솔직하다. “나는 영화 아니어도 TV출연도 할 수 있고, 이름을 걸고 사업도 할 수 있다.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스태프들은 아니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동지의식에 투철하다. 한국영화의 위기를 한결 현실적으로 진단한다. 한국 코미디영화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추석 연휴에는 전통적으로 청룽(成龍)과 코미디영화가 강세였다.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등이 시리즈로 이어지며 한가위시즌을 책임졌다. 그런데 2006년 ‘타짜’가 추석 코미디영화 흥행 등식을 깼다. 지난해에는 할리우드 영화 ‘본 얼티메이텀’이 한국영화를 초토화시켰다. 한국 코미디의 위기다. 김수로는 “장르 구분이 아니라 영화 재미의 문제였다. 좋은 코미디 영화가 나오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울학교 이티’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시사회 후 관객 반응이 좋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좋은 코미디영화는 대부분 시나리오를 받아봤다”는 스스로 택한 만큼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김수로가 SBS TV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영화흥행에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김수로는 ‘천데렐라’(이천희)를 구박하는 ‘김계모’역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실제 김수로 성격을 궁금해 하는 남녀가 많다. 김수로는 “내가 욕을 많이 먹을수록 프로그램 인기가 좋아진다. 완벽한 연기다. 실제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도 “돈이 문제가 아니다. 대중과의 스킨십을 원했다. 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나는 영화만 고집하는 희소성이 있는 배우는 아니다. 내 식대로 살아간다”는 신념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특별한 ‘선생님’이 됐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좋았던 기억을 많이 끄집어냈다”고 털어놓았다. 단순무식한 체육교사가 영어교사가 된다는 영화 내용은 입시위주의 교육현실을 풍자한다. ‘선생 김봉두’(2003)의 동갑내기 배우 차승원의 연기와도 비교해볼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코미디배우, 김수로의 진짜 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1일 개봉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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