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선의숫자들“우린살아있다”

입력 2008-09-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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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다츠오미야지마’전…숫자로평화일깨워
팔에도 종아리에도 굵은 페인트칠의 ‘숫자’가 새겨져있다. 다츠오 미야지마의 작품전 ‘38:다츠오 미야지마(사진)’의 사진에는 모두 숫자가 등장한다.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시민들의 신체일부에 그려 넣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한국의 일반 참가자들이다. 작품전의 이름 ‘38’은 38선이라는 구체적인 장소를 가리킨다. 지난 6월 임진각 주변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지원자들은 자신과 연결된 숫자를 고르고 그 숫자를 몸에 담았다. 지원자 중에는 50년 전 한국전쟁을 겪은 실향민도 있다. 다츠오 미야지마는 숫자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정치적 장소 안에서도 평범한 인간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38선이라는 작업 공간과 1부터 9까지의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들은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끊임없이 생명력을 갖는다는 뜻이다. 인간이 고의적으로 만든 경계 안에서 작가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다츠오 미야지마의 작품에는 이전에도 항상 숫자가 등장했다. 그에게 숫자는 삶, 죽음, 윤회 등을 상징하는 인간의 생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LED 100 조각으로 만든 설치물, ‘Time Lotus’도 볼 수 있다. 전시장의 연못에 잠겨 연꽃과 함께 빛을 내는 LED는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반복해 표시한다. 첨단 기술과 동양의 생명 사상을 결합한 이번 작품들은 11월 2일까지 삼청동의 몽인아트센터에서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까지 만날 수 있다. (02-736-1446)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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