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달성’모이어, ML최고령투수의‘느린공’

입력 2008-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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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나이에 미 프로야구(MLB)를 호령하는 투수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완선발 제이미 모이어. 모이어는 2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돌핀스타디움에서 열린 MLB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을 6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모이어는 2003년(21승)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15승(7패) 고지에 올라섰다. 또 지난 8월 1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모어어의 호투를 앞세워 승리한 필라델피아는 88승 68패를 기록, 이날 애틀랜타에 패한 뉴욕 메츠와의 격차를 1.5게임 차로 벌렸다. 올해 모이어의 나이는 무려 46세다. 불혹은 훌쩍 넘긴 나이지만 전성기에 못지않은 구위와 야구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은 그를 빅리그에서 가치있는 투수로 만들었다. 1986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이듬해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자리잡았다. 모이어는 빅리그 데뷔 후 컵스, 텍사스, 세인트루이스, 볼티모어, 보스턴 등을 전전했고, 선발과 중간을 오고 간 그저 그런 평범한 ´저니맨´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러나 모이어는 1996년 시즌 중반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하면서 선수생활의 화려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1997년 30경기에 등판, 17승(5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시애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낸 그는 2001년 38살의 나이로 2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또 2년 후인 2003년에는 볼혹의 나이에 커리어 하이인 21승을 찍었다. 모이어는 역대 40살을 넘긴 투수 가운데 7번째로 20승 이상을 달성했다. 2006년 시즌 중반 필리델피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백전노장´의 구위는 변함이 없었다. 2005년과 2006년 연속해서 14승을 기록한 모이어는 5년 만에 15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모이어는 보통투수들과는 달리 직구를 잘 던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모이어는 경기당 37.1%의 직구 구사율로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직구를 적게 던진 투수로 기록됐다. 직구 구속도 빠르지 않다. 지난해 모이어는 162이닝 이상을 소화한 내셔널리그 투수 가운데 평균구속 81.1마일(시속 130km)을 기록,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체인지업은 다르다. ´느린공의 달인´ 모이어의 체인지업은 빅리그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구질이다. 느린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뛰어난 완급조절과 제구력에 배팅 타이밍을 빼앗는 절묘한 체인지업, 여기에 슬라이더, 커브가 적절히 버무려져 그를 빅리그 명투수 반열에 올려놓았다. 메이저리그 최고령 투수 모이어는 ´노장´이란 말보다는 ´베테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화려하진 않지만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 모이어의 현역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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