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어깨수술1년만에10승…있으면나와봐”

입력 2008-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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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고 재활훈련 1년 만에 10승을 기록한 투수는 없었죠?” 삼성 배영수는 1일 목동 히어로즈전 등판에 앞서 슬며시 웃으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전날까지 9승8패 방어율 4.72.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그런 성적표다. 2004년 23세의 젊은 나이에 정규시즌 MVP까지 올랐던 그였다. 2006년 너덜너덜해진 오른쪽 팔꿈치의 실낱같은 인대에 지탱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까지 맛본 그는 2007년 1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그리고는 고단한 재활훈련의 길을 걸었다. 다시 마운드에 서겠다는 의지로 1년 만에 초고속으로 재활훈련을 마치고 예상보다 빨리 올 시즌 마운드에 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렇지만 시속 150km를 넘던, 불같은 예전의 공은 더 이상 아니었다. 힘껏 던져도 시속 140km도 될까말까한 직구. 승리투수가 못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때 프로야구를 호령하던 그로서는 자신이 던지는 힘없는 공 자체가 참기 힘든 가슴앓이였다. 각오와는 달리 이날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시즌 10승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의미가 있었다.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 같은 수술을 받고 1년 만에 10승을 기록한 투수는 아무도 없다. 실망하기보다는 희망을 노래해야할 20 08시즌이다. 던진 날보다 던질 날이 많은 스물일곱의 배영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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