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김,버디로시작해버디로끝냈다

입력 2008-10-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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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타이거’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의 포효가 필드를 뜨겁게 달궜다. 앤서니 김은 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185야드)에서 열린 제51회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3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에 그치고 버디 8개를 쓸어 담으면서 7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500여 명의 갤러리가 몰려들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 한국오픈 1라운드는 앤서니 김의 독무대였다. 절묘하게 떨어지는 아이언 샷은 볼을 핀 바로 옆에 떨어뜨려 버디로 연결시켰고, 300야드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드라이버 샷은 뒤따라온 갤러리들에게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드라이버 샷은 함께 플레이한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에 비해 20∼30야드씩 더 날아가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1번홀(파4·427야드)에서 어프로치를 핀 1m에 붙여 버디를 기록, 쾌조의 출발을 보인 앤서니 김은 2번홀(파4·416야드)과 3번홀(파4·456야드)에서도 아이언 샷으로 핀 2.7m와 60cm에 붙여 단숨에 3타를 줄였다. 기세가 오른 앤서니의 샷은 더욱 불을 뿜었다. 4번(파3·176야드)과 5번홀(파5·540야드)에서 파로 잠시 숨을 고르더니 6번 짧은 파4홀(330야드)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했다. 8번홀(파5·562야드)에서 1타를 더 줄인 앤서니는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리더보드 상단을 꿰찼다. 이때부터 경쟁자는 앤서니 자신밖에 없었다. 후반 들어서도 앤서니의 질주는 계속됐다. 10번홀(파4·426야드)과 11번홀(파4·494야드)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위 그룹과 간격을 벌렸다. 이날 옥에 티는 15번홀(파4·408야드)에서의 보기였다. 107야드를 남겨 두고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맞고 지나가 2온에 실패했다. 칩샷으로 그린에 올려 6m 파 퍼트를 시도했지만 놓치면서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다. 앤서니의 샷은 18번홀(파5·561야드)에서 절정에 달했다. 드라이버 샷으로 330야드를 보낸 뒤, 3번 아이언(핀까지 230야드)으로 워터해저드를 넘겨 2온을 시도해 그린을 살짝 넘겼다. 그린 밖에서 시도한 회심의 이글 칩샷이 홀 바로 옆에 멈춰 섰지만 가볍게 버디로 연결시켜 7언더파 64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에서만 7언더파를 몰아친 앤서니 김은 2000년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한국오픈에서 세운 최소타 기록(23언더파 265타) 경신도 가능할 전망이다. 초청선수로 출전한 ‘필드의 패션모델’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4위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앤서니 김과 함께 같은 조에서 플레이 한 아마추어 김민휘(16·신성고1)는 3언더파 68타로 선전하며 홍순상(27·SK텔레콤), 김위중(28·삼화저축은행)과 함께 공동 8위에 올랐다. 한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랭킹 선두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은 앤서니의 폭발력에 주춤하면서 6오버파 77타로 공동 119위로 부진해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2001년 호남오픈 우승자 김종명(32)이 5언더파 66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베테랑’ 박남신(49·테일러메이드)과 배상문(22·캘러웨이), 김대섭(27·삼화저축은행), 벤 렁(말레이시아) 등이 4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앤서니 김 인터뷰 상당히 기분 좋은 경기였다. 한국 최고의 대회에서 한국 팬들이 많이 따라다녀 긴장했었는데 다행이 성적이 좋았다. 13번과 14번홀에 조금 만족스럽지 못한 플레이를 펼치기도 했지만 비교적 괜찮았다. 4번홀까지 거리 계산을 잘못해 오차가 있었다. 거리 표시가 야드로 계산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미터로 표시돼 깜짝 놀랐다. 4번홀(파3)에서 175야드로 생각하고 아이언 샷을 했는데 그린에 살짝 올라갔다. 알고 보니 185야드(175m)였다.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어서 12번홀을 제외하고는 모두 드라이버를 사용할 계획이다. 러프도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플레이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드라이버는 3인치, 아이언은 2.5인치 정도 짧게 잡는데, 어렸을 때 아버지의 클럽을 사용해 골프를 배우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런 버릇이 생겼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컨트롤을 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오늘 제일 잘 맞은 드라이버 샷은 340야드 정도 날아간 것 같다. ○이안 폴터 인터뷰 오늘은 조금 천천히 시작했다. 아직 적응이 덜 됐기 때문이다. 몇 개의 버디 찬스를 놓쳤지만 그래도 오늘 2언더파로 마무리해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 만일 오늘처럼만 경기가 풀리고 침착하게 플레이한다면 일요일 최종 9홀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의 핀 위치는 비교적 무난했다. 약간 오르막 위치에 핀을 꽂아 둔 경우가 많아 그린에 올라간 후 5∼6m 정도 퍼트를 많이 했다. 8번홀에서 크게 소리를 쳤던 이유는 어프로치 한 볼이 생각한 것보다 많이 굴러가는 것 같아 멈추라고 한 것이다. 화를 낸 것은 아니었다. 천안|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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