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주리 “태어나서 레드카펫 처음, 한국영화 꼭 출연하고파”

입력 2008-10-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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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게스트 숙소인 해운대 그랜드 호텔. 영화제를 찾은 국내외 스타를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로비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한 일본 여배우가 수줍은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다메 아니야?”, “루카가 왔다!”. 영화 팬들이 각기 다른 이름을 부르며 환호성을 지르자 이 일본 여배우는 “아리가또(감사합니다)”라고 나직이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노다메 칸타빌레’, ‘라스트 프렌즈’ 등 일본 드라마와 함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믈고기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스윙걸즈‘, ‘무지개’로 국내 팬들에게 낯익은 우에노 주리. 일본에서는 아오이 유우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스크린 스타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이누도 잇신 감독의 ‘구구는 고양이다’로 부산을 찾은 우에노 주리는 ‘스포츠동아’와 만나 ‘최근 한국에서 당신이 가장 주목받는 일본 배우다’고 말하자 화들짝 놀라며 “정말?”이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사실 작품 속 캐릭터의 이름을 한국 관객들이 불러줄 때 많이 놀랐다”며 행복해했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표준어를 써야 하는 자리에서 아무래도 말이 조심스러워진다며 수줍어하던 우에누 주리는 “저는 어떤 이미지를 정해놓고 그렇게 보이려고 행동하기보다는 항상 작품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그런 제 마음이 한국 관객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 기쁘다”며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태어나서 영화제 레드카펫을 처음 밟아봤다”는 그녀는 “한국 배우들이 너무 멋있고 아름답다. 한국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며 웃었다. 개막식에서 고양이를 안고 등장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그녀는 그 같은 바람을 확인하듯 부산에서 이병헌을 직접 만나 인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병헌에게 김지운 감독을 소개받아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또한 정려원이 먼저 다가와 자신의 팬이라고 인사하자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녀가 주연한 ‘구구는 고양이다’는 인기 만화가가 기르던 고양이가 죽자 작품 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어 괴로워하며 이를 걱정하는 만화조수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 그들 앞에 나타난 새로운 새끼 고양이 구구를 통해 새롭게 시작되는 행복을 담은 작품이다.

일본 톱스타지만 두 뺨에 주근깨가 눈에 띄는 옅은 화장, 화려함 없는 수수한 의상으로 영화제를 누빈 우에노 주리는 “시나리오를 고르지 않는다. 제의받는 일을 할 뿐이다”고 웃으며 “다음 영화는 블랙코미디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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