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그이상의전력‘리더십’

입력 2008-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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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전력이 절대 약체로 평가된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강팀을 이겼을 때 팬들은 더 큰 박수를 보낸다. 팬들에게 보이지는 않지만 전력 이상의 그 무엇이 있었다는 감이 들기 때문이다. 전력 이상의 그 무엇 중 하나에 감독의 리더십이 있다. 조직전문가들은 어떤 조직이 갖춘 역량 이상의 성과를 냈을 때 리더십에 주목하게 된다. 조직 안에서 은밀하게 발휘되는 리더십을 조직에 몸을 담지 않은 바깥사람이 찾는 게 쉽지는 않다. 그렇지만 조직이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필요한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그 장면에서 리더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방법으로 리더의 역할을 평가한다. 한 경영학자는 리더십의 기능을 첫째는 방향제시, 둘째는 한 방향으로 통솔, 셋째는 목표달성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 붓게 만드는 것 등의 세가지를 꼽고 있다. 이 세가지가 스포츠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안절부절하거나 우왕좌왕할 때, 선수나 팀이 갖춘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이런 장면들을 선수 시절 혹은 코치, 감독을 맡으면서 숱하게 겪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려운 장면에 처할 때 감독들은 경험에서 터득한 나름대로 방식으로 대처한다. 그런데 일반조직이나 스포츠 팀의 리더를 막론하고 구성원의 에너지를 쏟아붓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리더십 기능 중에서 가장 어려운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가 기량을 100% 이상 발휘하게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동기가 부여되어야 하고, 동기부여를 위해 인센티브를 설정하는 것까지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그 기능이 가장 어려운 이유는 인간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끌어내는 데는 물질적인 보상보다 정신적인 보상이 더 유효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 일어난다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그런 곳에서 발휘된 힘이 있을지 모른다. 정희윤 스포츠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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