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대쓰요] IF,‘이종욱의자신감’없었다면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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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삼성 선동열 감독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 투수 운용을 했다. 올해보다는 내년 시즌 챔피언을 염두에 둔 듯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투수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고 4차전 선발이었던 이상목의 불펜 투입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종욱의 자신감이 없었더라면 7회 2사 만루, 진갑용의 짧은 플라이를 처리한 두산 이종욱의 다이빙캐치는 일품이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오른다면 이종욱의 이 수비 하나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종욱의 이 수비가 실패했더라면 1루주자까지 다 들어올 수 있었다. 이종욱의 다이빙캐치는 수비에 자신감이 없었더라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영민의 두 번 실수 두산 고영민은 지능적인 베이스러닝에 강한 선수. 그러나 5차전에서 반대의 모습을 두 번 보였고, 그것이 나오지 않았다라면 두산이 끝까지 마음을 졸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 1회 2사 만루에서 자신의 타구를 처리한 3루수 김재걸의 에러가 나왔을 때 앞 주자를 보지 않고 2루로 뛰다 아웃된 것이나, 4회 무사 1·3루에서 1루에 있다 포수 진갑용에게 픽오프플레이에 당한 장면은 고영민의 평소 모습을 생각하면 영 의외였다. ○김현수의 지능적인 수비방해? 1회초 2사 만루에서 김재걸의 에러가 나오지 않았다면 게임 흐름은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주목할 건 김재걸의 수비 장면 그 전 상황이다. 2루 주자 김현수는 김재걸이 볼을 잡기 직전, 3루로 향하며 교묘하게 김재걸의 시야를 가렸고, 그것이 결국 실책의 빌미가 됐다. 김현수의 동작이 의도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맷 랜들은 편안하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다. ○2회 박한이의 병살타가 아니었더라면 2-2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2회말 삼성의 공격. 1사 1·2루에서 박한이의 땅볼을 잡은 1루수 오재원은 2루에 볼을 뿌려 선행 주자를 잡고,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랜들이 병살플레이를 마무리하면서 3-6-1 병살타가 만들어졌다. 두산의 멋진 수비였는데 박한이의 병살타가 아니었더라면 초반 분위기는 두산이 아닌 삼성 차지였을 가능성이 크다. ○김경문의 뚝심 야구, 그래서 김경문 야구는 재미있다 두산 김 감독은 두 번째 투수 이재우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한경기 개인 최다투구(55개)보다 많은 58개를 던진 뒤에야 임태훈을 투입했다. 9회 무사 2루에서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볼넷을 내준 뒤에야 임태훈을 내보냈다. 대부분 임태훈의 투입 시기를 그 앞으로 예상했지만 김 감독은 달랐다. 만약 임태훈이 점수를 허용하고 게임이 뒤집어졌다면 김 감독의 이 투수 운용이 패착이 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무실점으로 끝났다. 김경문 감독 야구가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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