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삼성에니스,자신기용법에불만…“못하겠다”짐싸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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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니스항명파동…그는왜PO중에보따리싸는가?
대사를 치르고 있는 삼성에 ‘돌발 악재’가 발생했다. 외국인투수 존 에니스(사진)가 부상을 핑계로 돌연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항명을 해 삼성에 비상이 걸렸다. 에니스를 플레이오프 6차전 선발투수로 내정한 현장은 물론 프런트도 황당할 수밖에 없다. 삼성은 2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제출하면서 에니스를 제외했다. 에니스는 아예 6차전이 열리는 23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삼성 구단은 비행편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삼성은 투수를 플레이오프보다 1명 늘려 12명으로 구성했다. 포수 심광호가 빠지고, 투수쪽에서 우완 김상수와 좌완 조현근 등 2명이 새로 가세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선발요원 때문에 불펜요원을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 구단 홍보팀은 이날 “에니스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뺐다”고 밝혔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대외용으로 만든 구실이다. 에니스가 명확하게 아픈 곳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공식발표 이전에 삼성 코치와 선수, 프런트는 부상 부위에 대해 설명이 제각각이었다. 한쪽에서는 사타구니, 한쪽에서는 허벅지, 한쪽에서는 오른팔 상완근으로 설명했다. 경기 전 코치실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코치들은 에니스 얘기를 꺼내며 “하필이면 이때에…”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에니스의 부상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기용법에 불만을 품고 아예 플레이오프 도중에 무책임하게 귀국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마디로 꾀병이라는 결론이다. 에니스는 삼성이 시즌 말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뒤 7경기에 등판, 1승3패 방어율 3.03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2선발로 낙점된 그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2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강판당했고, 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3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또 교체됐다. 특히 교체 이후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그는 선동열 감독을 노려보기도 했다. 3차전까지 멀쩡하게 던지며 아무 말도 없던 그가 갑자기 아프다고 하니 꾀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올해 유난히 ‘용병복’이 없었는데 마지막까지 외국인선수 때문에 골치가 아프게 됐다. 또한 성격은 다르지만 ‘갈베스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갈베스는 2001년 옵션인 10승을 채운 뒤 시즌 도중 위독한 어머니를 만나고 오겠다며 돌연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간 뒤 7차례나 귀국약속을 어겼다. 결국 갈베스가 요구한 웃돈을 주고 다시 데려왔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서 총 6이닝 10실점하며 팀의 우승 소망을 날려버렸다. 에니스가 갈베스급 투수는 아니라서 충격파가 당시보다는 적기는 하다. 그러나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마운드 구상이 흐트러지고 있다. 한국시리즈뿐 아니라 당장 플레이오프 6차전 선발투수 자리도 구멍났다. 삼성은 당초 7차전 선발예정이던 윤성환을 하루 앞당겨 등판시키거나 조진호와 중간계투인 안지만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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