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그랑프리육상경기]“갑작스런대회…그래도,이건아니잖아”

입력 2008-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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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실없어부상선수‘발동동’속…女장대높이뛰기샛별임은지탄생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2008한국그랑프리육상경기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남자 10개, 여자 11개 종목에서 시즌랭킹 1-8위까지 선수가 출전, 1·2·3위(100·50·30만원)에게는 경기력 향상금이 지급됐다. 궂은 날씨에 비까지 와 기록은 전반적으로 저조했지만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성과도 있었다. ○ 의무실조차 마련되지 않은 대회 국내 육상선수들은 10월 전국체전이 끝나면 이듬해 4·5월 종별선수권대회까지 실전무대에 서지 못한다. 국내에는 실내육상경기장이 없기 때문. 이번 대회는 선수들의 공백기를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전국체전 1주일 전에야 이번 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 선수는 “원래 계획 속에 없던 급작스러운 대회라 사실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날씨가 좋았더라도 우수한 기록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증언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당일 발생했다. 빗줄기 속에서 치러진 대회라 시작 전부터 부상위험이 높았다. 하지만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계획과는 달리 의무실도 마련하지 않았다. 여자100m 결승 직후 김초롱(서울SH공사)은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김초롱과 이성목 코치는 의무팀을 찾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결국 이 코치가 직접 찜질용 얼음을 사기위해 운전대를 잡았다. 이 코치가 돌아오는 동안 김초롱은 방치돼 있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의무실 운영을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명확히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 빗속에도 빛난 샛별, 임은지 높이뛰기(2m34) 한국기록 보유자 이진택(36) 주니어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나쁜 기상 여건도 뚫어버린다”고 했다. 이 날 경기에서는 여자장대높이뛰기 임은지(19·부산연제구청)가 그랬다. 임은지는 장대입문 11개월 만에 ‘미녀새’ 최윤희(22·원광대)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임은지가 4m10으로 본인의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1위, 최윤희는 4m로 2위였다. 최윤희가 국내선수들만 참가한 대회에서 1위 입상에 실패한 것은 2003년 제57회전국육상경기선수권 이후 처음. 임은지는 2007년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7종경기(100m허들·200m·800m·높이뛰기·멀리뛰기·포환던지기·창던지기)와 세단뛰기를 석권한 유망주였다. 7종경기를 통해 다져진 스피드, 도약력, 근력이 장대를 잡으며 빛을 보고 있다. 임은지는 “최종목표는 4m50”이라며 “내년에는 우선 한국기록(4m16)을 깨고, 세계선수권 기준기록(4m30)을 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임은지는 상금 200만원, 최우수지도자로 선정된 임성우(55·부산연제구청) 감독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광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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