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원테이크레코딩’국내최초로도전 

입력 2008-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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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10년‘어쿠스틱+베스트’발표…소설‘리진’읽고받은영감승화해
박기영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흔치 않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다. 팝과 록을 음악세계도 좀 남다르다. 올해 데뷔 10년을 맞은 박기영은 언플러그드 앨범 ‘어쿠스틱+베스트’를 통해 가요계가 주목해야 할 의미 있는 도전을 했다. 이번 앨범은 박기영이 자신의 히트곡들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해석해 음악적 방향을 재정립했다는 점 외에 전 곡을 ‘원 테이크 레코딩’ 방식으로 녹음했다. 원 테이크 레코딩(one-take recording)이란 가수와 연주자들이 한 녹음실에서 한번에 녹음하는 방식으로, 연주자와 가수가 개별적으로 녹음해 반복적인 수정을 거치는 요즘 녹음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보컬과 밴드의 기량이 잘 어우러져야 하고, 누구 하나가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녹음을 해야 했기 때문에 구성원과 정밀한 호흡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박기영은 오랫동안 함께 해온 4명의 연주자들과 한 번에 5∼6시간씩 모두 15번의 연습 후 ‘어쿠스틱+베스트’ 앨범을 녹음했다. “원 테이크 레코딩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방식인지, 레퍼런스(표준작·참고할 만한 기존 작품)가 없어 사운드의 초점을 맞추는데 고생이 참 많았어요.” 어쿠스틱 사운드도 뮤지션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다. 드럼 베이스 기타 피아노만으로 맛깔스럽고 새로우며 편안한 음악을 완성해야하기 때문이다. 여백의 미가 남다른 어쿠스틱 음반에서는 절제된 보컬로 감정의 다이나믹함을 살려야하기 때문에 보컬 스타일도 바꿔야 한다. 박기영은 생활도 어쿠스틱하다. 올 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다녀온 후 집에 TV를 없앴다. 인터넷도 온라인 금전거래 외에 사용하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와 동떨어진 아날로그의 삶을 지향하지만, 대신 음악은 항상 시대를 앞서왔다. 2004년 발표한 5집 ‘나비’는 당시 국내에서 잘 시도되지 않았던 브릿 팝 장르다. 최신작인 ‘어쿠스틱+베스트’도 요즘 트렌드다. 일렉트로니카 현재의 대세지만, 제이슨 므라즈, 다니엘 포터, 제임스 블런트 심지어 마돈나까지 최근 잇달아 어쿠스틱 음악을 발표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타이틀곡은 소설가 신경숙의 ‘리진’에서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그대 나를 보나요’로, 옛 연인에게 묻는 안부를 담았다. ‘동행’은 처음부터 클래지콰이와 이바디의 보컬 호란을 염두에 두고 만든 듀엣곡으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셀린 디온의 듀엣곡 ‘텔 힘’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녹음 중 즉흥적으로 작곡한 ‘아이 두’는 스윗소로우 성진환과 부른 러브 송이다. 이밖에 ‘선물’ ‘시작’ ‘마지막 사랑’ ‘산책’ ‘그대 때문에’ ‘나비’ 등 기존 히트곡도 수록됐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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