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야구장양팀관중의다른바람

입력 2008-10-23 12: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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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 51분간 경기가 중단됐던 플레이오프 6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는 각 팀의 팬들도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3회 말 두산이 2점을 앞선 뒤 경기가 중단된 터라, 두산 팬은 경기 속개를 애타게 바란 반면 삼성팬은 대개 중단이 차라리 낫다는 반응이었다. 삼성을 응원하는 대학원생 박지영(28) 씨는 “비 오는데 보려니 바지도 다 젖고 짜증난다. 돈이 아까워서 본다”고 말했고, 직장인 권오상(32) 씨는 “좀 전에 비가 그렇게 많이 오는데, ‘내일하면 될 거를 왜 기를 쓰고 물을 뺄까? 그만 좀 하지’라는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두산을 응원하려고 직장을 조퇴한 문정아 씨는 “경기가 중요하지, 비가 무슨 문제냐? 다만 돔구장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권현상(27) 씨도 “그라운드 정리하려고 고생하는 관계자들 보니까, 기다리는 것도 괜찮았다. 조금 불편해도 경기만 재밌으면 그만이다”고 말했다. 이 날 구장에는 오락가락 비 때문에 우비를 입고 경기를 봐야했다. 우비는 2000원에 팔렸다. 직장인 유현정(28) 씨는 “앞 쪽에 모자처럼 투명 챙이 있는 우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대학생 이명희(28) 씨는 “비 내리는데 야구를 보다니 찜찜하다. LG에서 뚝섬에 돔구장 건설하려다 무산된 게 95년이었다. 돔 구장 얘기 나온 지 10년이 지났는데 우리나라는 돔구장도 없다”며 한탄했다. 잠실 |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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