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루키]신예래퍼‘원써겐’“나의과거는음…치”

입력 2008-10-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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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후애’흥행도전
창이 평평한 모자에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골반에 걸친 헐렁한 청바지, 주술의 의미라도 담긴 듯한 커다란 펜던트가 달린 철제 목걸이. 힙합가수, 특히 래퍼라 하면 흔히 이런 패션이 연상된다. 하지만 11월 4일 디지털 싱글 ‘이별후애’를 발표하는 신예 래퍼 원써겐(1sagain·본명 박진우·사진)은 달랐다.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청소년 옷차림에, 더벅머리의 수더분한 인상이었다. 래퍼답지 않게 수줍음도 많았고 말수는 적었다. 힙합가수로 매우 ‘특이한’ 외모다. 원써겐은 원래 음치였다고 한다. 노래를 못해 어려서부터 음악시간을 싫어했다. 노래방에서도 ‘당연히’ 부를 노래가 없었다. 그러나 ‘노래방’은 각종 인간관계를 맺는데 없어선 안 될 필수 장소. 노래방에서 부르기 위해 그는 노래를 하지 않아도 되는 랩을 연습했다. 랩을 연습하면서 기존 힙합 가수의 MR에 자신만의 랩 가사를 쓰기 시작했고, 이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랩송을 만들기 시작한지 5개월 만에 첫 곡을 탄생시켰다. 지독한 음치였고 음악에 전혀 소질이 없어보였던 그가 랩에 소질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첫 곡은 비트박스 위에 랩을 얹은 수준이었지만, 랩송의 핵심은 사실 비트다. 중학교 2학년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간 원써겐은 몇 곡을 만들어 2001년 힙합사이트 ‘밀림’에 올렸다. 랩이 좋아 2001년 이후 매년 온라인에 신곡을 발표하다보니 가수활동에 대한 욕심이 생겨났고, 지난해 한국에 입국, 음반기획사 없이 ‘이별후애’란 곡을 온라인 사이트에 발표했다. 작사, 작곡, 편곡, 믹싱까지 모두 혼자 했고, 뮤직비디오 연출 및 출연도 직접 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2007년 5월 한 달간 싸이월드에서 가장 많은 음원판매량을 기록해 ‘루키 오브 더 먼스’(이달의 신인)을 수상했다. 대중 앞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해 요크대 컴퓨터공학과를 휴학, 현재의 소속사 민트뮤직 윤정원 대표를 만나 정식 활동을 시작한다. 타이틀곡 ‘이별후애’는 부드러운 멜로디 랩에 가수 린의 목소리를 연상케 하는 신예 주보라의 섹시한 목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함께 수록된 ‘사랑은 떠났어’는 ‘이별후애’의 후편으로, 주보라가 역시 피처링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고, 그때그때 사람들의 마음을 만져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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