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겹치기출연김갑수“저도갑갑해요”

입력 2008-10-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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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김갑수가 양쪽에서 나오네.” 요즘 KBS와 SBS 월화미니시리즈에는 베테랑 연기자 김갑수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다. SBS ‘타짜’에서는 냉혹한 도박꾼 아귀로,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에선 방송사 드라마 국장으로 등장한다. 겹치기 출연이 흔한 것이 요즘 방송 현실이지만, 이렇게 같은 시간대 편성된 드라마에 동시에 나오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는 배우 김갑수의 ‘욕심’(?)이라기보다 방송사의 대책 없는 편성 운영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SBS ‘타짜’의 경우 방송 직전까지 월화, 수목, 주말까지 편성시간이 거론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더구나 베이징 올림픽으로 첫 방송도 2주 연기됐다. KBS 2TV ‘그사세’도 마찬가지. 전작 ‘연애결혼’이 저조한 시청률로 월화극 폐지설이 거론되자, 수목으로 편성이 예정됐다가 다시 월화로 변경되면서 당초 기획보다 한 주 먼저 시작했다. 이렇게 편성이 오락가락하다 보니 결국 두 드라마의 중요 배역을 맡은 연기자가 겹치는 상황이 된 것. 김갑수는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난감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지금까지 2∼3 작품을 동시 출연한 적도 있지만 같은 시간대 출연이 겹친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볼썽 사나운 해프닝은 앞으로도 방송사에서 외주 드라마 납품 상황에 따라 편성을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현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MBC가 ‘일지매’를 방송하려던 수목 저녁 시간대에 대신 주말극 예정이었던 ‘종합병원2’를 편성하면서 이종원도 김갑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 2TV ‘바람의 나라’에서 이달 초까지 해명태자역을 맡아 장열한 최후를 맞이한 그가 11월 19일부터 방송하는 ‘종합병원2’에서는 의사로 등장한다. 또한 KBS 2TV 일일극이 없어지면서 후속작으로 준비되던 ‘미워도 다시 한번’은 갑자기 수목 미니시리즈로 급작스럽게 변경됐다. 이 드라마에 캐스팅된 일부 중견 연기자들은 역시 같은 시간대 편성된 타사 드라마와 겹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방송사 드라마 관계자는 “편성이 수시로 바뀌는 현재 시스템이 계속되는 한 가장 큰 피해자는 드라마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는 시청자이다”고 지적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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