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웬하이트물결?

입력 2008-10-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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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응원석을 보고 있다보면 재미난 점에 눈에 들어온다. 맥주를 마시는 모든 사람들이 오직 한 가지 맥주, 하이트만 손에 들고 있다. 두산에서 만드는 맥주도 아닌 데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이유는 이렇다. 하이트로 보이는 맥주가 사실 전부 하이트는 아니다. 잠실구장은 캔과 병 반입을 금지해 구장 밖 1층 편의점 GS25에서 맥주를 팔 때 하이트라고 로고가 적힌 종이컵을 준다. 이 종이컵이 있어야만 구장 내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어서다. 하이트, 맥스, 아사히. 하이네켄 등 다양한 맥주는 이 컵에 들어가 모두 하나의 맥주로 ‘변신’한다. 그렇다면 GS25는 왜 하이트 종이컵만 나눠줄까. 이는 지난해 3월부터 하이트맥주가 독점 계약을 맺어서다. 이전까지는 두산의 전 계열사인 OB맥주 종이컵만을 잠실구장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이 벨기에 맥주회사인 인베브에 지분을 넘기고 맥주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하이트맥주가 바통 터치했다. 독점 계약에 따라 잠실구장 내에서 파는 생맥주도 모두 하이트다. 생맥주 통을 짊어지고 호스로 생맥주를 파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이 파는 것은 하이트 맥주의 여러 브랜드 가운데 오직 하이트 만이다. 잠실구장 내 맥주 판매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운영본부 측에 따르면 관중 5명 당 1명 꼴로 맥주 종이컵을 들고 있고, 매진(3만500석)일 경우 7000∼8000개의 종이컵이 쓰레기로 나온다. 운영본부 김일상 마케팅팀장은 “지난해까지 종이컵 보증금이 있던 시절에는 경기가 끝난 후 이 종이컵만 모으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양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잠실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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