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번에도”VS“이번만은”성남

입력 2008-1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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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전국축구선수권 8강전이 5일 오후 전국 4개구장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8강전 4경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승부는 K리그 최다(7회) 우승팀 성남 일화와 ‘천적’ 포항 스틸러스의 스틸야드 열전. 성남은 1999년 한 차례 정상을 밟았고, 포항은 대회 원년인 1996년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포항은 2군 리그를 포함해 성남과의 올 시즌 4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성남은 포항과 역대 전적에서도 27승28무42패로 밀린다. 포항-성남전 이외에도 대회 최다 우승 기록(3회)을 보유한 전북 현대는 내셔널리그 대표 고양 국민은행, 경남FC는 광주 상무와 각각 맞붙는다. 울산 현대는 대구FC와 4강 진출을 다툰다. ○ 성남의 모든 것을 꿰고 있는 ‘매직’ 포항 “올해는 더블!”성남과의 FA컵 일전을 준비 중인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의 출사표다. 포항은 시즌 초까지만 해도 2008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부진했으나 후반기 들어 다시 전력이 급상승, 일찌감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했다. 포항은 이번 경기도 승리를 자신한다. 역대 전적을 포함, 2006년 9월23일 이후 성남전 8경기에서 7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팀이 최근 3승1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또 작년 K리그 PO에서 보여준 것처럼 단판 승부에 유독 강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포항 선수들은 “성남과 만나면 뜻대로 잘 풀린다”고 이구동성이다. 선수들부터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한 선수는“성남을 보면 약점이 보인다. 분위기부터 다르다. 왠지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느낌부터 확실히 좋다”고 말했다. 벤치 싸움에서도 한 수 위였다. 상대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순간순간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리아스 감독은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 포항의 한 관계자는 “파리아스 축구는 마치 바둑을 보는 것 같다. 상황과 유형에 따른 전술 변화가 쉴새 없이 이뤄진다. 특히 성남 등 강 팀과 승부를 보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 ‘포항 징크스’ 깨고픈 성남 최근 김학범 성남 감독은 시즌 말미에 계속되고 있는 팀 하향세를 ‘한 때 흐름일 뿐’이라고 단정했다. 모두가 위기라고 할 때가 곧 기회라는 사실을 그는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김 감독은 포항과 만날 때마다 패하는 까닭도 일시적 현상이라며 “축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로 이번 FA컵 8강전을 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성남은 K리그 23라운드 서울전 0-1 패배를 시작으로 인천과 0-0으로 비겼고, 지난 주말 전북에게 1-2로 역전패했다. 최근 3경기 1무2패, 위용에 걸맞지 않는 최악의 부진이다. 당연히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막강 화력을 자랑해온 두두-모따 콤비가 침묵하고 있고, 주전 여럿이 부상자 리스트에 올라있다. 게다가 이번 FA컵에는 이동국이 작년 아시안컵 음주로 인한 징계로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선수들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변함이 없다. 김 감독은 포항이 성남에 껄끄러운 상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선수들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틀림없이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남의 한 선수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뭉쳐있다. 어차피 징크스는 깨지라고 존재한다. 이번에 승리하지 못하면 K리그도 어렵다. 기대해도 좋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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